전 세계 68% 지난해 50% 넘었던 미국은 14%
역대 최저 글로벌 인플레, 긴축 탓에 투자 기피 현상 심화
투자 위축, 상장주서 비상장 유니콘으로 확산세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올해 아시아에서 IPO 규모가 1040억 달러(약 145조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528억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시장 전체 규모의 68%에 해당한다. 미국은 233억 달러에 그치며 비중이 14%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IPO 역사상 최저치다.
미국은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 IPO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을 행사했다. 작년 전 세계 IPO 규모는 657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공포와 증시의 높은 변동성으로 기업 밸류에이션이 계속 떨어졌고, 투자자들이 고성장 기업을 기피하면서 IPO 시장도 주춤했다.
그 결과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빌아이는 7월 IPO를 연기했고 미국 1위 요거트 제조사인 초바니는 이달 초 상장을 아예 철회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데이비드 에트리지 미국 IPO 책임자는 현재 미국 시장을 “두 손 든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UBS그룹의 궈질리 아시아시장 공동대표는 “중국 A주 시장은 대부분 국내 자금으로 운용되고 있어 글로벌 변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A주 시장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왕 ECM 공동대표는 “올해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직면하면서 IPO 진원지가 동쪽(아시아)으로 이동했다”며 “홍콩에서의 일부 대규모 IPO가 연말 전까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유니콘 기업가치는 올해 들어 80% 급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설명했다. 긴축으로 금리가 오르자 투자자들이 유니콘 투자에서 발을 빼면서 자금 투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7월 스웨덴 후불결제(BNPL) 서비스 기업 클라르나는 지난해 가치평가 대비 85% 싼 가격에 자금을 조달했고,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 기업가치 역시 지난해 평가 대비 최대 25% 낮아졌다.
클라르나의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프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년간 투자자들은 성장을 최우선시했지만, 이젠 수익성이 필요하다”며 유니콘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역시 유니콘 기업의 혹독한 미래를 예고했다. 그는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상장주는 지금 겨울이지만, 유니콘의 겨울은 더 오래 지속할 것”이라며 “봄이 지나면 하이테크 상장사들의 주가 하락이 서서히 비상장주로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