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여파…수요자 관심 떨어져”
알짜 입지 위주 옥석 가리기 심화할 것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아파트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고 있다. 청약 불패로 불리던 수도권 분양시장에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싸늘하게 식은 모양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0만35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701만9253명) 대비 1만5711명 줄어든 규모다. 주택청약 가입자는 2009년 통장 출시 이후 13년여 만인 7월 처음으로 하락한 데 이어 2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도권 가입자 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서울 지역 가입자는 5월 625만5424명에서 6월 625만1306명, 7월 624만4035명, 8월 623만8313명으로 석 달 연속 줄었다. 인천·경기 지역은 6월 882만374명, 7월 881만6737명, 8월 881만3062명으로 2개월째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청약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며 “분양가가 높다는 인식과 함께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도권 청약시장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하우스 조사 결과 올해(1~7월) 수도권에서 분양한 80개 단지 중 46개 단지(67.5%)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10개 단지는 선착순 계약 신청을 받았다.
무순위 청약(줍줍)을 수차례 진행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7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앞서 다섯 차례 줍줍에도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자 최대 15% 할인 분양을 진행했지만 6번째 무순위 청약에서도 단 3가구만 계약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줍줍에 나서게 됐다. 이밖에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는 네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다시 미달에 그치면서 선착순 계약으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시장의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입지가 우수한 곳이나 차익 기대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은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안정적인 전략이지만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졌고, 집값 하락으로 매수에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알짜 입지는 분양에 성공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가점도 낮아지고 미분양이 나오는 곳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