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 붐, 이번이 마지막?...“원유 자산 종말의 시작”

입력 2022-09-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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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 4년간 1.3조 달러 전망
“기후변화 대응에 전 세계 에너지 전환 나서”
“중동도 원유 의존도 낮춰야”

▲2021년 6월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샤르키야주의 담맘에 있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이 보이고 있다. 담맘/신화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난이 시작되면서 중동의 원유 붐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 패턴이 달라지면서 중동의 원유 붐도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양국의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국제 유가는 올해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1970년대, 1980년대에 이어 2000년대 초반 그리고 지금 다시 시작된 원유 붐에 최근 10년 가까이 경제 침체를 겪어온 중동은 재기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금의 중동을 만든 오일머니가 다시 넘쳐나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동 원유 수출국들이 지금의 호황으로 벌어들일 오일머니는 앞으로 4년간 약 1조3000억 달러(약 1807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너지 소비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어 앞으로 이 같은 원유 붐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카렌 영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선임 연구원은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국면에 있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원유, 천연가스 공급 채널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에너지 공급 방식도 달라지는 시점에 있다”며 “원유 자산의 종말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WB)도 5월 보고서에서 “중동 국가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축적한 부를 ‘경제 및 환경 전환’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 구조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중동 국가들은 오일머니를 효과적으로 투자하지 못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비계획적인 투자가 판을 쳤고 흥청망청 벌인 건설 프로젝트는 오일머니가 바닥나는 순간 중단됐다. 부패가 만연한 것은 물론 정권 유지를 위해 시민에 과도하게 돈을 뿌렸다. .

중동 국가들은 급격한 에너지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원유 수요가 견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바레인 외교전략에너지연구원(Derasat)의 오마르 알-우바이들리 소장은 “지금의 원유 붐이 일시적인 호황이라는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근시안적 의사 결정에 부를 낭비하기보다 최대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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