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기체감지수가 한 달 만에 다시 80대를 기록했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고되면서 향후 생산ㆍ투자ㆍ고용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가 89.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 전망치는 올해 4월(99.1)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8월 86.9까지 떨어진 후 9월 95.8로 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80대로 하락했다. 9월 BSI 실적치는 86.0으로, 올해 2월(91.5)부터 8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면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업종별로 보면 10월 BSI는 제조업(88.4)과 비제조업(91.1)이 올해 6월부터 5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제조업은 기준선을 초과한 세부산업이 전무한 가운데, 특히 국내 3대 수출품목을 포함한 업종(전자ㆍ통신, 자동차ㆍ기타운송, 석유정제ㆍ화학)이 모두 부진했다. 3대 수출 주력업종이 동시에 부진 전망을 보인 것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비제조업 세부산업 중에서는 9월에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 밑으로 떨어지며 감염 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여가·숙박 및 외식업(111.1)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전기ㆍ가스ㆍ수도(82.4)업은 가장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부문별 BSI를 살펴보면, 2021년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모든 부문(채산성 90.5, 자금사정 92.2, 투자 94.1, 내수 95.2, 수출 95.2, 고용 99.4, 재고 105.6)이 동시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특히 고용(99.4)은 2021년 3월(99.5) 이후 1년 7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전경련은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제조업 재고 BSI(109.0)가 2020년 7월(112.9)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생산ㆍ투자ㆍ고용의 연쇄적인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내기업들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高 장기화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와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둔화의 복합적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제 개편, 근로시간 유연화 등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조치들이 신속히 이루어져 기업들의 경영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