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0월이 정점이나 하락속도 느릴 가능성, 내년 상반기까지 5% 위아래 유지”
“한미 통화스왑으론 원화절상 막지 못해…할 필요도 없어”, “성장률 하향조정 상황”
한국은행이 빅스텝(50bp 기준금리 변경, 1bp=0.01%포인트)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대내외적으로 한미 금리역전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현안보고 회의에 출석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을) 1대1로 따라 갈 필요는 없다”면서도 “너무 큰 금리차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 통화정책결정은) 물가와 성장률을 보고 결정하는데 (한미) 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보조(지표)로 (보고)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1일 미 연준(Fed)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75bp 변경)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올 연말과 내년도 기준금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점도표를 각각 4.4%와 4.6%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연준의 현 기준금리가 3.25%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내 두 번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각각 울트라스텝과 빅스텝을 하겠다는 의미다.
한은 기준금리(2.50%)를 감안하면 이미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75bp에 달한다. 한은 역시 연말까지 두 번의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가 남아 있다. 각각 빅스텝을 밟아도 연말 한미 금리역전폭은 100bp(한은 3.5%, 연준 4.5%)에 달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은이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이 총재는 “물가를 잡지 않고서는 실질소득이 하락한다. 외환시장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물가가 5~6%대에 있는 한 다른 것을 희생하더라도 물가안정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은은 (기준)금리를 단기적으로 계속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폭과 시기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높은 물가 오름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물가는 10월에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하락 속도는 느릴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5% 위아래의 높은 상승률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한은이 기재위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는 높은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기후 등을 물가 상방 리스크로 꼽았다.
대내외 경제 위축에 경제전망 하향 수정이 불가피하다고도 봤다. 이 총재는 “복합충격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은) 성장률 전망도 (하향으로) 바뀌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8월에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낮춘바 있다.
이밖에도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연준의 점도표 상승과 한은의 빅스텝 예고에 따른 새로운 균형찾기라고 봤다. 이 총재는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으나 새로운 균형에 가기 위한 것으로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