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수원 광교 등 2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짙어지고 있다. 계속된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조정세와 더불어 입주 물량이 쏟아져서다. 검단에서는 보기 힘든 1억 원대 전세물건도 등장했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향후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29일 본지 취재 결과 이날 입주를 시작한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2차 디에트르 더힐’은 전체 1417가구 중 36%(518가구)가 임대차 매물로 나와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세 417가구, 월세 101가구다.
이 단지는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여전히 세입자 찾기에 고전하면서 몸값을 낮추고 있다. 검단에서는 보기 힘든 전용면적 84㎡형 1억 원대 매물도 10개가 쌓여 있다. 단지 주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보증금을 크게 내려도 문의가 뚝 끊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 서구 원당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벌써 2주 전부터 1억 원대로 떨어진 전세물건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다. 6월 입주를 시작했던 인천 서구 당하동 ‘검단파라곤 센트럴파크’ 중층 전용 84㎡형 전세 매물 최저 호가(집주인이 매도할 때 부르는 가격)는 2억5000만 원대로 형성됐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 매물이 이달 27일 2억9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4000만 원이나 낮은 셈이다.
이처럼 인천 검단 전셋값이 크게 떨어진 건 입주 물량이 급격히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천 검단은 지난해 6월 첫 입주가 시작 이후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검단이 있는 인천 서구 입주 물량은 지난해 6454가구에서 올해 1만9390가구로, 약 3배 늘었다. 적정 수요치인 2892가구와 비교하면 6.7배 많은 수준이다. 내년에도 1만4811가구가 더 풀릴 예정이다.
이에 입주 전망도 좋지 않다. 이달 기준 인천의 입주전망지수는 39.2로 전달 54.5 대비 15.3포인트(p) 급락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미만일수록 입주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또 다른 2기 신도시 지역인 수원 광교 역시 아파트값 하락세가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광교도 전반적인 시장 조정상황과 더불어 입주 물량이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광교가 있는 수원 영통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5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영통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20일 하락 반전한 뒤 40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급매물과 입주 물량이 적체되면서 내림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통구 입주 예정물량은 2568가구로, 적정 수요치인 1803가구 대비 약 42% 많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인천 검단의 경우 최근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서 대출 총량이 조금 늘었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여전해 큰 의미는 없다”며 “입주 물량까지 많이 몰리게 되면서 당분간 계속해서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