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 간의 기술이전이 글로벌 신약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항체신약 개발 기업 앱클론이 GC셀에 기술을 이전한 항체를 통해 개발된 CAR-NK 세포치료제가 최근 미국 임상 1/2상에 진입했다.
GC셀과 미국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앱클론이 제공한 항체를 이용한 HER2 타깃 CAR-NK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AB-201’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앱클론은 항-HER2 항체에 대한 기술권리를 2019년 GC셀의 전신인 녹십자랩셀에 이전했다. 이번 IND 승인을 받은 AB-201은 유방암 등 고형암을 표적하는 CAR-NK 세포치료제다. CAR-NK 세포치료제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사용하는데, 암세포를 타깃하는 CAR에 앱클론 항체 ‘39D2’가 사용되고 있다.
항-HER2 항체 관련 특허는 질환 단백질을 인식해 결합하는 항체 관련 기술로, CAR-NK 세포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앱클론은 항체 디스커버리 플랫폼 NEST(Novel Epitope Screening Technology)를 통해 개발했다. NEST는 질환 단백질의 새로운 항체 결합 부위(에피토프)를 발굴하는 앱클론의 핵심 플랫폼 기술이다.
앱클론 관계자는 “GC셀의 FDA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통해 앱클론의 NEST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또 한 번 인정 받았다”면서 “이번 승인에 대한 마일스톤 및 앞으로의 임상 진행에 따른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 원천기술을 보유한 GC셀은 AB-201을 2020년 아티바에 기술을 이전했다. 아티바는 2019년 GC셀과 녹십자홀딩스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법인이다.
AB-201은 HER2 과발현 유방암, 위암 등의 고형암을 표적하는 제대혈 유래 CAR-NK 세포치료제이다.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CAR-T 치료제와 달리 기성품(Off-The-Shelf) 형태로, 범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제조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아티바는 지난해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AB-201에 대한 비임상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하고, 동물실험에서 암세포 제거 및 종양 억제력이 탁월하다고 밝혔다. AB-201은 높은 HER2 CAR 발현율, NK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NKG2D, NKp30 등 수용체의 높은 발현율이 나타났다. 난소암, 위암 등 동물모델에서 완전관해를 확인했으며, 특히 유방암 모델에서는 트라스투주맙 대비 높은 생존 이득을 나타내 HER2 과발현 고형암 치료 가능성을 봤다.
FDA가 2017년 처음으로 CAR-T 치료제를 승인한 이후 지금까지 혈액암 분야에서만 성과를 내고, 전체 암의 95%를 차지하는 고형암 분야에서는 진전된 결과가 나오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기성품 형태의 고형암 타깃 CAR-NK의 미국 임상 진입은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앱클론은 또 다른 HER2 단클론항체를 사용한 위암 항체 치료제(AC101)를 중국 최대 제약 그룹 복성제약의 상하이 헨리우스 바이오텍(헨리우스)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헨리우스는 2019년 중국에서 혁신 위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임상 1상을 시작해 지난해 임상 2상에 착수했다. 이어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임상 2상의 긍정적인 중간 결과 및 예측 데이터와 글로벌 임상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