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하락(엔저)을 방어하고자 달러를 팔아 사들인 엔화가 2조8382억 엔(약 28조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재무성은 8월 30일부터 9월 28일까지 한 달간 외환 개입 실적액이 2조8382억 엔이었다고 30일 발표했다. 일별 개입액은 11월 상순까지 공표되지 않는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 시장 개입을 공표한) 지난달 22일 이후에도 공표하지 않고 개입했을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시장 관계자 추계와 이번 실적액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모두 지난달 22일 개입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도 재무성 공표 기간 엔ㆍ달러 환율이 급등한 날이 지난달 22일 밖에 없었던 점을 근거로 재무성 발표 실적액을 하루 개입 금액으로 봤다.
이날 달러 매도ㆍ엔 매수 개입액은 1998년 4월 10일의 2조6201억 엔을 뛰어넘는 하루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45.90엔(일본은행 집계 기준)까지 치솟자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 개입을 했다. 일본은행의 개입 이후 당일 저녁 달러당 140엔대까지 5엔가량 내렸으나 개입 1주일 만에 다시 144엔대로 오르며 엔화 약세 현상은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행과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는 8월 말 시점에 1조3000억 달러(약 185조엔)이며,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외화예금은 20조 엔이다. 이번 개입에 외화예금의 15% 정도를 쓴 셈이다.
한편 미국이 지난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미일 간 금리 차가 확대되자 올 상반기 달러당 엔화는 121엔대에서 144엔대까지 22엔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