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축구장 압사 참사 사망자 174명으로 늘어

입력 2022-10-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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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180명 이상…11명은 중상
경기장 밖에서도 과격 시위…경찰차 최소 5대 전복되고 불에 타
최루탄 발사에 공포 질린 시위대 탈출하면서 아수라장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구장에서 1일(현지시간) 축구 팬들의 난동으로 막대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과 팬들이 부상자를 실어나르고 있다. 말랑 리젠/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사망자가 174명으로 늘어났으며 180여 명이 부상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의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전날 홈팀 아레마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간의 축구 경기가 열렸다.

전날 오후 8시에 시작됐던 경기는 10시 직전에 홈팀 아레마가 3대 2로 패하면서 끝났다.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자 홈팀의 화난 서포터 수천 명이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병과 기타 물건을 던지는 것은 물론 경기장에 뛰어들었다. 팬들은 아레마가 23년 만에 홈경기에서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패배하자 그 이유를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는 경기장 밖으로도 번져 최소 5대의 경찰차가 혼란 속에서 전복되고 불에 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경찰이 관중석을 포함해 경기장 일대에 최루탄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이는 관중 사이에 공포를 일으켰다. 많은 사람이 최루탄을 피하기 위해 출구로 달려 나가면서 일부는 질식했고 다른 일부는 압사했다. 이 혼란 속에 2명의 경찰관을 포함해 34명이 경기장에서 사망했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팬들이 경찰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무정부 상태로 행동했다”며 “차량을 불태우기 시작해 우리가 최루탄을 발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300명 이상이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많은 사람이 치료 도중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에밀 다르닥 동부 자바 주지사는 이날 현지 콤파스TV와의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174명으로 늘어났다”며 “부상자 100명 이상이 무료로 8개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 중 11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이번 참사에 축구리그를 무기한 중단하고 아레마가 남은 시즌 경기를 주최하는 것을 금지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이 비극을 지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것이 우리나라의 마지막 축구 비극이 되기를 바란다. 인도네시아의 스포츠맨십, 인간애, 형제애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피해자를 향한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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