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인사말에서 모두발언 추가
질문 수 최대 9개→평균 1~2개로 줄어
지난 5월11일 시작된 도어스테핑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변화이자, 혁신이다. 혁신은 언제나 녹록치 않고 부침이 반복되지만 이 과정속에서 150일간 50회 진행된 도어스테핑은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간신문 등을 통해 현안을 살펴본 후 별도의 참모진의 보고 등을 거치지 않고 곧 바로 기자들과 대면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그만큼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 결과 형식도 선 '간단 인사말' 후 '질의응답'에서 선 '모두발언' 후 '질의응답'으로 변경됐다. 애초 1회부터 34회까지는 윤 대통령이 간단히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고 곧바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형식이었다면, 35회(8월12일) 부터는 그날의 현안, 일정, 이슈 등에 대한 모두발언을 먼저 시작한 후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 날은 윤 대통령이 '내부총질' 문자 논란 이후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13일 만에 복귀한 날이며, 대통령실에선 별도로 형식 변경 배경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발언문을 윤 대통령이 직접 준비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19차례 진행된 모두발언 내용은 대체적으로 초반에는 그날의 일정에 대한 설명에서 서서히 전날과 당일 이슈, 조간신문 내용 등의 내용도 추가됐다. 구체적으로 북한 도발, 태풍·폭우에 따른 피해 복구, 경제 위기 상황과 대응 방안, 미래 먹거리(디지털 전환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새로 생긴 모두발언이 4~5분 가량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질문 수는 줄었다. 기본 3~4개에서 최대 9개까지 나왔던 질문 수는 1~2개로 감소했다.
주기도 변화하고 있다. 초반엔 이틀에 한 번 꼴로 진행됐다면 지금은 주 2회로 다소 간격이 길어졌다. 해외순방, 여름휴가 등 장기 일정으로 윤 대통령이 청사를 비울 경우엔 1~2주 만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장소도 변경됐다. 정권 출범 초기엔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를 통해 출근하던 윤 대통령이 지상 로비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6월20일부터 지상으로 출근하면서부터다. 이 날 윤 대통령은 로비에 들어서면서 "주말들 잘 쉬셨어요? 1층에서 하니까 어떻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동안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형식을 변경하라', '그만하라', '질문을 미리 정해라' 등 온갖 지적이 제기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점차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일본, 영국 등도 지금의 도어스테핑 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일본의 경우 총리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며 이 역시 일상이 됐다. 우리도 이같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의지가 그 누구보다 강하다. 7월11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도어스테핑이 잠시 중단됐을때에도 하루 만에 재개한 것도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근길 문답으로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하지만 그것(도어스테핑)은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