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K푸드②] 김치, 미국서 잘팔린다…3년 새 수출 2.6배↑
한식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도 글로벌 명성을 얻게 됐다. 농림축산부와 한식진흥원이 진행한‘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만해도 자주 취식하는 메뉴 3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김치는 이듬해 33.6%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에도 한국식 치킨(30.0%)에 이어 27.7%로 2위를 차지하며 K푸드의 선봉장으로 꼽힌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을 꼽히는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김치의 미국 수출 중량은 631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52톤보다 20.3% 늘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47만 달러에 달한다. 김치의 미국 수출은 지난 2019년(1~8월)만 해도 2429톤에 그쳤지만, 이듬해 같은 기간 4331톤으로 78. 3% 솟구쳤고, 지난해에도 21.3% 덩치를 불렸다. 3년 새 수출량은 무려 2.6배 달한다. 추세대로라면 연내 미국 수출 1만 톤을 기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식품업체들이 김치의 미국 시장 진격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선두 업체는 대상이 꼽힌다. 이 회사의 종가집 김치는 국내서 수출하는 김치의 절반이 넘는 60%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1위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미국 김치 수요에 발맞춰 대상은 지난 3월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City of Industry, CA)에 대규모 김치 공장 건립을 마치고 본격 생산에 나섰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2000만 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하다.
마케팅도 강화한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뉴욕타임스 지면에 ”Korea’s Kimchi, It’s for Everyone’이라는 메시지의 광고를 게재했고, 이어 다큐멘터리 ‘김치유니버스’를 제작해 유튜브에서 공개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대상 종가(JONGGA)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김치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내달 6일까지 4주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메리칸이글 빌딩 전광판에 공개된다. 캠페인 기간동안 1일 240회 기준으로 총 6720회의 김치 광고가 뉴욕 한복판에서 송출될 예정이다.
풀무원은 미국 현지 두부 브랜드 나소야(Nasoya)를 인수하고, 김치 상품을 추가해 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Walmart)와 크로거와 퍼블릭스, 세이프웨이, 푸드 라이언 등에서 김치를 판매하고 중이다.
또한 풀무원은 지난 5월부터는 신제품 젓갈 김치에 나소야 브랜드를 빼고 풀무원 단독 브랜드를 사용해 한국 식품임을 강조한다. 이 회사는 2019년 전북 익산에 설립한 김치 공장을 거점으로 김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현지 마케팅도 빠뜨릴 수 없다. 풀무원은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4월 미국 마이너리그 야구팀 몽고메리 비스킷츠의 홈구장에서 열린 문화교류 행사 ‘한국 문화유산의 밤(Korean Heritage Night)’에 참가했다. 이를 통해 김치 시식코너를 운영하고, 경기장 전광판 및 외야 펜스에 풀무원 김치 영상 및 이미지 광고를 진행했다.
CJ제일제당도 K김치 수출 규모를 매년 늘리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과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을 비롯해 미국에서 김치를 판매하며 전 세계에 김치 알리기에 나섰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 지난해 북미 시장 수출은 전년대비 40% 가량 늘었다.
지난해부터는 소용량 수출용 제품 포장 용기 제품을 ‘비비고 단지김치’로 내놓고,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 라인업도 확대했다.
샘표는 3월 한국 김치를 해외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샘표 캔 김치’를 출시하고 미국과 유럽 판매에 나섰다. 캔 제품이라 유통 및 보관 과정에서 냄새가 나지 않고, 맛이 변하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일정한 맛의 김치를 맛볼 수 있다. 소용량(160g)이라 잔반 걱정 없이 먹고 싶을 때마다 꺼내서 먹기 좋다. 액젓 대신 순식물성 콩 발효 에센스 연두로 깊은 맛을 내 비건이나 채식지향인도 부담 없이 김치를 즐길 수 있다.
샘표 측은 76년 축적된 우리맛 연구 결과와 독보적 발효기술로 한국에서 담근 아삭하고 시원한 김치를 해외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