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근로자, 독립계약자로 간주하는 기준 좁혀
45일간의 의견 수렴 거쳐 내년께 규칙 확정할 듯
우버 “비용 부담 커져 요금 최대 120% 오를 수도”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이날 공정노동기준법(FLSA)에 따른 ‘직원 또는 독립 계약자 분류’ 기준 개정안을 공고했다. 해당 규정안은 회사가 긱 노동자(초단기 노동자·Gig worker)를 직원이 아닌 독립계약자로 간주하는 기준을 사실상 더 좁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는 독립계약자 여부를 구분할 때 노동자가 작업에 대해 통제하는 정도, 투자를 기반으로 한 손익 기회 등 요소에 가중치를 둬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자가 자신의 업무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으면 피고용자(직원)가 아닌 독립계약자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우버나 리프트 등의 운전기사들처럼 상당수 긱 노동자들은 사실상 회사 통제를 받는 근로 형태로 일했지만, 독립 계약자로 구분돼 노동법 보호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피고용자로 분류하게 되면 최저임금이나 병가, 초과근무 수당,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독립계약자의 경우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이번 개정안은 그간 적용했던 가중치 기준을 없애고, 근로자에 대한 고용주 통제 정도나 가격을 스스로 책정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요인을 검토해 독립 계약자인지 피고용인에 해당 되는지를 좀 더 명확히 할 방침이다. 새 규정안이 곧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부는 13일부터 45일간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에 최종안을 확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마티 월시 미국 노동부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고용주가 직원, 특히 미국에서 가장 취약한 근로자를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면서 “이러한 잘못된 분류는 근로자가 법적으로 벌어들인 임금 전액을 받을 권리를 포함해 여러 연방 근로자 보호 권리를 박탈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긱 이노코미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웨드부시증권은 연방정부 규정 변경으로 인해 우버와 리프트 등 긱 이코노미 업체들의 인건비가 15~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버는 “이러한 비용 증가로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서비스 요금이 20~120% 늘어날 수 있다”면서 “운전자들은 독립 계약자로서의 더 높은 유연성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의 주가는 각각 10%, 12% 넘게 폭락했다. 배달앱 도어대시도 6% 가까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