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현실·눈동자 움직임 포착 기술 등 탑재
가격 지나치게 높아 시장 반응 부정적…주가 3.9%↓
저커버그 변덕에 내부 반발 커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11일(현지시간) 가상현실(VR) 최신 헤드셋인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를 선보였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사활을 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작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저커버그에 대한 회사 내부의 불만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CNN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열린 자사 연례 콘퍼런스 행사 ‘메타 커넥트 2022’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을 통해 메타 퀘스트 프로를 직접 소개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0월 본업이었던 소셜미디어를 넘어 메타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사명을 지금의 메타로 바꾸고, 지난 1년간 이 분야에 수십억 달러의 자금과 수천 명의 인력을 투입해왔다. 그는 “이번 신작이 전작인 퀘스트2 헤드셋보다 많은 기술적 발전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헤드셋은 얼굴과 눈동자 움직임 추적 기능이 있어 아바타가 이용자의 표정과 눈을 따라 움직이게 하고, 혼합현실(MR) 기술을 제공해 가상현실 대화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여기에 얇은 렌즈와 헤드셋 뒤쪽에 재배치된 배터리를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더 가볍고 전체 부피도 줄이는 등 사용자의 편리함을 더했다. 이와 함께 메타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이 헤드셋을 이용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회사 내부에서도 회의론과 씨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메타 내부 문건 등을 인용해 저커버그가 일관된 계획보다는 심적 변화에 따라 빈번하게 전략을 바꾸는 것에 직원들이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마크를 행복하게 만들라(Make Mark happy)”를 줄여 ‘MMH’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직원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급에서도 지출만 많고 실질적인 성과가 없어 피로도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VR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은 올해 2분기에만 28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이러한 내부 불만에도 회사 측은 여전히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메타 대변인은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에 냉소적으로 반응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이를 구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메타버스가 미래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