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디] 여의도 시범아파트, 최고 ‘65층’ 초고층 가능성에 분위기 ↑

입력 2022-10-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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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대한민국 최초의 단지형 고층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최고 높이는 13층으로, 준공 당시 우리나라 아파트 중 가장 높았다. 최근 서울시가 이 단지에 층수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옛 위상을 되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투데이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를 찾아 입지와 전망을 살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지상 12~13층, 24개 동, 1578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전용면적은 60~156㎡ 등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1971년에 지어져 올해로 준공된 지 무려 52년이 된 노후단지다.

이날 찾은 시범아파트는 한눈에 봐도 반백 년의 세월이 깊게 묻어나 있었다. 외벽은 군데군데 금이 나 있었고, 페인트도 많이 벗겨져 바로 옆 번쩍거리는 63빌딩과 대조돼 더 낡아 보였다. 단지는 외벽 균열보수 공사와 옥상 방수공사가 한창이었다. 거대한 철골 지지대가 외벽에 여러 개 설치돼 있어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 주민은 “지은 지 오래돼 녹물이 나오는 것은 기본이고, 수도관이 자주 터지기도 해 공사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여기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개선이 정말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한 작업자가 시범아파트 외벽 균열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이런 시범아파트가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참여했던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내면서다. 신통기획은 민간주도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최고 층수를 더 높이는 설계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시범아파트 소유주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신통기획 가이드라인 수정안을 내놨다. 여기엔 200m 고도 제한 내에서 최고 65층 건설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5월에 공개됐던 초안에는 최고 60층이 적용됐지만 이보다 5층을 더 높인 것이다. 용적률도 지난해 주민들이 제안한 372%에서 399%로 올랐다. 인근 화랑·장미·대교 아파트, 공작 아파트, 삼부 아파트 등도 재건축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대단지 시너지도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무엇보다 단지는 한강변 바로 옆에 있어 조망이 좋았다. 성인 남자 기준 걸음으로 5~10분 정도면 여의도 한강공원에 진입할 수 있었다. 또 여의도초·중·고등학교 등 여러 학군도 가까이 있어 아이를 둔 가정이 생활하기 좋아 보였다.

▲(왼쪽부터) 여의도초·중·고등학교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다만 아쉬운 점은 주요 편의시설과의 거리가 멀다는 점이었다. 서울지하철 9호선 샛강역, 5호선 여의나루역까지 걸어서 15분은 족히 걸려 접근성이 좋지는 않았다. 또 다른 단지에 비해 ‘IFC몰’, ‘더현대 서울’ 등 여의도 일대 여러 쇼핑시설과 멀다는 점도 아쉬웠다.

재건축 사업이 꿈틀대고 있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조정세로 접어들면서 거래는 비교적 잠잠한 상황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시범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건 대비 93% 줄어든 수치다.

여의도동 S공인중개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아예 끊긴 상황”이라며 “재건축이 가시화되면 가치가 오를 것은 분명하지만 당분간 거래는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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