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금리 뛰자 9월 은행 정기예금 역대 최대폭 증가...가계대출은 줄었다

입력 2022-10-13 15:48수정 2022-10-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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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치솟는 금리에 '돈'이 움직이고 있다. 수신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정기예금에 32조 원이 넘는 시중 자금이 몰린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돈이 빠져나갔다. 가계대출 규모도 1조 원 넘게 줄었다.

13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은행권의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 원으로 8월 말보다 36조4000억 원 늘었다.

특히 금리가 '5%'에 육박하고 있는 정기예금에 돈이 몰렸다. 무려 32조5000억 원이나 급증했는데, 이는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 1~9월 누적으로 보면 131조30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자금 유입액(15조1000억 원)의 8배가 넘는다.

정기예금은 늘었으나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3조3000억 원이 줄었다. 높은 금리를 따라 자금이 이동한 것이다.

금리 상승은 가계대출 규모도 축소시켰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1조2000억 원 감소한 1059조5000억 원으로 집계된 것이다. 가을 이사철인 9월에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건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이투데이DB)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9000억 원 늘었으나, 증가폭이 감소했다. 그나마 전세자금 대출이 6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주담대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64조7000억 원)의 경우 2조1000억 원 줄었는데, 9월 기준으로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1000억 원 감소로 전환했다. 보험(6000억 원)·저축은행(2000억 원)은 전월보다 가계대출이 증가했으나 상호금융(5000억 원)·여전사(5000억 원)가 줄었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가계대출 감소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을 감당하기 힘든 탓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간 기준으로는 최초로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디레버리징(부채축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이에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이 둔화하는 건 맞지만, 디레버리징 국면으로 전환되는 건 현재 상황에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계 대출이 줄고 있는 대신에 기업 대출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9조4000억 원 늘어난 1155조5000억으로 집계됐다. 9월 동월 기준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눈에 띄는 것은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대기업의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대기업 은행대출은 4조7000억 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9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중소기업대출도 4조 7000억 원 증가했는데, 증가폭은 전달보다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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