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해킹으로 지속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해킹 피해만 총 125회, 3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블록체인 해킹 피해 규모는 지난해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14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총 125차례 해킹이 발생했다. 이번 달에 발생한 해킹 피해만 11차례다. 총 피해 규모는 약 4조2864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해킹 피해 규모가 지난해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월은 올해 암호화폐 해킹 피해 규모가 가장 큰 달로 기록됐다. 해커들은 아직 이번 달이 채 절반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디파이 프로코톨을 11차례 공격해 약 1조258억 원을 탈취했다. 올해 최대였던 3월 피해 규모를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 12일 솔라나 기반 DEX 거래소 망고마켓은 해킹으로 인해 약 143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도난 당했다. 망고마켓은 “이번 해킹 사건으로 사실상 프로토콜 내 사용 가능한 모든 자금을 도난당했다”라고 밝히며 같은 날 오전 11시 37분경 프로토콜 운영을 중단했다. 해킹 전 0.041달러 선을 유지하던 망고 토큰(MNGO) 가격은 해킹이 발생한 이후 0.023 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7일에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의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이 해킹당해 약 143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트위터를 통해 “이용자 자금은 안전하다”라고 밝혔지만, 이로 인해 네트워크 가동이 한동안 중단되는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
특히 해킹에 취약한 디파이 프로토콜, 그중에서도 크로스체인 브리지들이 올해 해커들로부터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업계 내 해킹 피해액 중 디파이 관련 해킹액이 9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에 역시 발생한 해킹 피해 1조 원 중 8500억 원 이상이 3차례의 브리지 해킹이 원인이었다.
체이널리시스는 해커들이 디파이의 거래 구조와 보안시스템의 취약점을 파악해, 이를 능숙하게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는 또 다른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연이은 해킹 사건으로 탈중앙화거래소(DEX)가 해킹에 더 취약하다는 인식을 갖게 돼, 중앙화거래소(CEX)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중앙화거래소의 비트코인 잔액은 현재 690만BTC로, 3년 전보다 1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