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액션물 ‘킹덤2: 아득한 대지로’를 들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온 사토 신스케 감독을 지난 12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11일 영화의 전당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을 찾은 관객을 대상으로 작품을 처음 선보인 그는 “영화가 끝난 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박수를 받아서 좋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누적 판매 9200만 부를 넘어선 하라 야스히사의 흥행 만화를 실사 영화화한 ‘킹덤’(2020)은 노예로 태어난 주인공 신(야마자키 겐토)이 뛰어난 검술로 계급을 극복하고 혼란한 시대를 평정하는 무인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다루며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10억 엔(한화 약 96억 원) 규모의 제작비로 5배 이상에 달하는 57억 엔(한화 약 555억 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에서 처음 공개된 속편 ‘킹덤2: 아득한 대지로’는 그 뒤를 잇는 이야기다. 주인공 신이 사감 평원 전투에서 활약하며 역량을 키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면서 대규모 전투 시퀀스에 공을 들였다.
감독은 “첫 전투 장면을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심혈을 기울였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 예열하는 시퀀스의 영상과 음향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짚었다.
중국 역사인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일본인 주인공들이 활약한다는 설정을 두고는 “’반지의 제왕’도 중세 이야기인 듯하지만 (실존했던) 중세 국가가 배경은 아니다”라면서 “판타지물은 ‘여기가 어디지?’ 싶은 허구성을 활용하곤 하는데 그 점이 오히려 재미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상업영화 중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는 말에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셈”이라고 답했다.
그 배경에는 원작 만화를 실사 영화화한 판타지 액션물 ‘간츠’(2011)의 성공이 있다고 전했다.
“‘간츠’를 연출할 당시 ‘그게 가능하겠냐’는 불신이 컸습니다. 그러나 전 확신이 있었죠. 게임 회사에서 게임 속 영상을 만들면서 액션과 CG가 어떻게 이상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지를 스태프와 함께 경험했거든요. ‘간츠’ 이후로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해보자는 의뢰를 받게 됐어요”
국내에서 21만 명을 동원하며 일본 좀비물로서는 인기를 끌었던 ‘아이 엠 어 히어로’(2016)도 그렇게 완성했다고 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들어오면서 예산 환경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일본 시장은 여전히 작고 험난한 구조”라면서 “이렇게 큰 예산을 들인 작품 자체가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거대한 세계를 만들고자 했다”고 신작 '킹덤2: 아득한 대지로'에 대한 긍지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이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정도 제작비는 든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불필요한 비용은 절대 쓰지 않고 작업했지만 (완성도를 추구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타협을 하지 않고 과감하게 예산을 쓰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킹덤2: 아득한 대지로’는 다음달 16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