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9일 일반분양가 확정…내년 1월 분양, 입주 2024년 말 전망
“죽었다 다시 살아난 기분입니다. 6개월 동안 사실상 죽어있지 않았습니까. 공사가 지연된 부분은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60대 둔촌주공 조합원 A씨)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17일 재개됐다. 지난 4월 15일 공사중단 이후 186일 만이다. 이날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공사비 증액 갈등을 뒤로하고 빠른 완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공사비 증액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증가와 일반분양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향후 재건축 사업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10시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강동구 둔촌주공 견본주택 일대에서 공사 재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수희 강동구청장과 박승환 신임 조합장 등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조합과 구청, 시공사업단 관계자들은 테이프를 자르고, 케이크 절단식과 다과 행사를 진행하는 등 본 착공식 못잖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조합장은 “시공사업단은 아파트 완성을 기다리는 조합원과 일반분양 대기자의 입장을 고려해 최대한 공사 기간을 당겨 달라”고 말했다. 재착공식을 찾은 조합원 역시 한목소리로 빠른 완공을 당부했다. 70대 조합원 B씨는 “6개월 공사중단 기간에 마음고생이 많았다”며 “다른 바람은 없고 그저 빨리 입주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입주는 이르면 2024년 말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입주 시기는 2024년 말에서 2025년 초로 예상하고,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조금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공사중단 이후 늘어난 공사비는 앞으로 둔촌주공 사업 전망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 공사비용은 4조3677억 원으로 지난 2020년 계약 금액 3조2292억 원보다 1조1385억 원 늘었다. 조합원 규모(6150명)를 고려하면 1인당 약 1억8100만 원씩 추가 부담해야 한다. 늘어난 사업비에 이자부담까지 계산하면 1인당 2억 원 이상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추가 분담금 폭탄 우려와 관련해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했다. 박완철 정상화위원회 대표는 “정부 분양가상한제를 넘겨 분양가를 책정하지 않겠지만 거의 최대치까지 높여 책정할 것”이라며 “이번 주 강동구청에 일반분양가 산정자료를 넘겨 심의 신청을 할 것이고, 확정 분양가는 다음 달 9일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12월 조합은 3.3㎡당 3550만 원을 일반분양가로 산정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HUG는 고분양가 심사를 통해 3.3㎡당 2978만 원을 제시해 결국 분양 지연사태를 맞았다. 현재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3.3㎡당 최소 3700만 원 이상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전용면적 59㎡형 분양가는 중도금 대출규제선인 9억 원을 초과한다.
한편 공사 현장 관계자는 실제 공사재개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재돈 현대건설 현장소장은 “오늘부터 자재 반입과 인부 모집을 시작해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빠른 공사 재개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사 중단 기간 외부 노출 철근 안전 문제에 관해선 “노출된 철근은 사전 보양 작업을 완료했고, 안정성 확인을 위해 일부를 시험기관에 보내 검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옛 둔촌주공 아파트를 1만2032가구, 85개 동 규모 신축 단지(올림픽파크포레온)로 건설하는 서울 내 최대 규모 정비사업이다. 일반 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52%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