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 부실' 세무사 시험…노웅래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도 안 줘"

입력 2022-10-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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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세시연)가 5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본부를 방문해 세무사 시험 부실 관리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공무원 특혜와 부실 채점 등 숱한 논란이 제기됐지만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복지공단·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을 향해 "여러 번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치러진 2차 세무사에서 시험 경력 20년 이상 세무공무원이 면제받는 과목인 세법학 1부 과락률이 급등했다. 과거 5년(2016~2020년) 평균 과락률이 38.5%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82.13%로 급증하면서 '공무원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회계학 1부에서는 오답을 쓰고도 만점을 받는 등 시험 전반에서 채점이 부실하게 진행됐다. 이후 진행된 고용노동부, 감사원 감사에서도 채점이 부실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노 의원은 공단이 시험 절반에 걸쳐 관리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출제위원 위촉도 규정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토위원도 뽑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간 세무사 시험 문제를 낸 후 검토위원이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공단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검토위원을 선발하지 않았다.

노 의원은 "시험 출제위원을 우선순위 없이 임의로 선발했다"며 "문제도 시험 전 예상 난이도보다 어렵게 출제돼 공무원 출신 수험생 특혜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공단은 출제 검토위원도 없애버렸다"며 "결국 출제위원도 규정 어겨서 마음대로 뽑고, 검증과정도 없애니까 이런 일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제위원이 인터넷을 사용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정대로라면 문제 출제 기간에 격리된 상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지만 지난해 출제위원 중 한 명이 한 인터넷 사이트에 본인 소유 계정으로 글을 게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 의원은 "당연히 접속기록 확인해야 하는데 확인도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는데 국가시험을 이렇게 관리해도 되느냐"며 "조사를 제대로 안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사문제 출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세무공무원 시험에 나온 문제가 20일 후 치러진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숫자만 바꿔 출제돼 '비슷한 문제가 출제돼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부는 감사 과정에서 "숫자가 다르니 동일 문제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노 의원은 노동부 실장에게 "노동부 감사 결과를 대부분 수험생이 전혀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확인해서 고발 조치하겠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세무 공무원 시험 동일 문제 확인하고, 특별히 채점 기준표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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