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하고 있다. 논란이 된 발언들이 김 위원장의 신념·사상·소신 내지는 개인적 생각일 뿐이라는 논리다. 이런 시각에서 김 위원장을 고발하는 건 사리에 어긋난다. 최근에는 신념·사상·소신 등에 기반한 발언이 표현의 자유로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칭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기소됐다 무죄 판결을 받은 김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사례도 있다.
문제는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김 위원장의 자격이다. 경사노위의 정체성은 ‘사회적 대화’다. 위원장의 자질은 노동·사회 분야 전문성과 ‘열린 귀’다. 누구의 의견이든 편견 없이 듣고, 특정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지금껏 보여준 모습에는 편견과 고집, 적대감이 가득하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고,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노동운동, 세월호 추모세력에 대한 적대감 등을 과할 정도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귀는 ‘극우’에만 열렸다. 김 위원장이 적대감과 편견을 내려놓지 않는 한, 제대로 된 사회적 대화나 타협은 기대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경사노위의 정체성을 고려한다면 민주당의 대응은 고발보다 해촉 건의가 타당할 것이다. 타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 든다면, 자신의 ‘표현의 자유’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신념보단 자질을 논하는 게 맞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