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만장 일치로 수상작 선정
스리랑카 작가로선 2번째 부커상 수상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라운드하우스 콘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커밀라 영국 왕비가 카루나틸라카에게 상을 수여했다.
말리 알메디아의 일곱 개의 달은 그의 두 번째 소설이다. 전쟁 사진작가인 주인공 말리가 1990년대 스리랑카 내전 중 목숨을 잃고 사후 세계에서 깨어난 뒤 자신의 죽음을 조사하고, 삶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풍자적 소설이다.
이 소설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에 선정됐다. 닐 그레고르 심사위원장은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며 “독자들은 책에서 놀라움과 기쁨, 부드러움, 사랑, 충성 등의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상작 외 5개의 후보작은 미국 출신 퍼시벌 에버렛의 ‘그 나무들’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 짐바브웨 작가 노바이올렛 불라와요의 ‘영광’,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작은 것들’, 영국 작가 알랜 가너의 ‘트리클 워커’ 등이 있었다.
카루나틸라카는 “스리랑카인들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농담을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대처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민족 분열을 다룬 내 소설이 언젠가 서점의 판타지 코너에 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의 대표 작가인 카루나틸라카는 언론 활동과 함께 어린이 책, 영화 각본, 록 음악의 가사 등을 쓰기도 하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스리랑카 작가로서는 두 번째 부커상 수상자다. 앞서 1992년 마이클 온다체가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1969년 영국 부커사가 제정한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상금은 5만 파운드(약 8108만 원),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는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과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 상으로 나뉜다.
인터내셔널 부문 부커상은 지난 5월 인도 작가인 기탄잘리 슈리의 힌디어 소설인 ‘모래의 무덤’에 돌아갔다. 우리나라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