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 목표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 은마아파트가 35층의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전날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치동 일대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지난 1996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업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26년째 답보 상태를 지속했다.
이번 결정으로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도계위는 공공기여로 보행자와 자동차 혼용 통로를 만들고, 근린공원(1만3253㎡)과 문화공원(4081㎡)을 조성하도록 했다. 공공청사(파출소)도 들어선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 4424가구로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 아파트다. 1996년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며 움직임이 시작됐고, 2003년에 추진위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10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2017년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정비안을 내놨다가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같은 해 12월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춘 수정안을 내놔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후 도계위 소위원회에 계류돼 있었다.
조합원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건축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진위는 조합원 동의를 서둘러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수십 년간 멈춰 있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한 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기와 관련이 높다.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해지면 투기 수요를 자극해 집값 불안을 부추길 수 있는데 시장 침체 시 이 같은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금리 인상, 집값 하락 분위기 속에서 가격이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 심의 통과를 계기로 서울의 주요 재건축 사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은마아파트는 그간 사업 추진이 지연됐는데 새 집행부 선출과 정비계획안이 통과되며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며 “이번 심의 통과로 송파, 잠실, 용산구 등 주요 단지 재건축 사업도 착착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