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의도 증권가가 ‘젊은 마케팅’에 빠졌다. 증권가는 보수적이고 자본시장 이슈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물론, MZ세대 투자자에게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가 선택한 ‘젊은 마케팅’ 전략은 이색 굿즈다. 최근 MZ세대가 브랜드 특색이 두드러지는 굿즈를 선호하는 양상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다올투자증권은 8월 주류회사와 협업해 수제 맥주 '한잔다올'을 출시했다. 한잔다올은 비매품으로 영업부서와 대외활동 부서에서 고객용으로 사용 중이다. 그간 증권사들이 골프공이나 텀블러를 고객 선물용으로 제공했었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선택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딱딱한 이미지의 선물보다 이색적인 굿즈로 부담 없고 재미있는 아이템을 전하고 싶었다”며 “선물 받는 고객도 부담스럽지 않고, 아이스 브레이킹에도 적절해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올저축은행도 3일까지 약 4일간 서울 코엑스 파르나스몰에서 ‘살롱드 머니퍼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 약 3만2000여 명이 방문했다. 이곳에서 다올저축은행은 디지털뱅크 Fi(파이) 앱 출시를 기념해 새 지폐의 향을 구현한 ‘머니퍼퓸’ 향수를 선보였다. 관계자는 비매품인 머니퍼뮴을 판매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제작한 상품을 시중에 내놓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판매용으로 '따상주'를 출시했다. 향긋한 시트러스 풍미가 느껴지는 따상주는 비수기인 상반기에만 약 50만 캔이 판매됐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맥주를 출시한 뒤 해당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뮤직비디오 '한주해'도 제작했는데 조회수 285만 회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며 “내년 상반기 경에도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청년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유튜브 콘텐츠 진출을 선택했다. 1020 세대 예비투자자들이 자본시장에 대해 친숙하게 느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부터 한국거래소는 62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유튜버 ‘미미미누’와 협업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영상은 미미미누가 면접을 보고 한국거래소 홍보팀 직원으로 입사해 일을 한다는 예능형 연재 콘텐츠다.
이 과정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미미미누의 당돌한 질문에 직접 답하는 모습은 물론, 개방적인 회사 분위기, 자본시장과 관련한 상식 등을 유쾌하게 전달하는 모습도 담겼다.
참신한 기획에 영상은 거래소 홍보를 톡톡히 하기도 했다. 이날도 미미미누와 콘텐츠를 촬영 중이던 한국거래소 홍보부 뉴미디어팀 관계자는 “예상보다도 폭발적인 인기에 깜짝 놀랐다”며 “미미미누님 채널에 올라간 첫 영상의 경우 약 67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크게 성공한 것으로 저희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