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전략적 모호성 위해 당정협의 힘들어"…與 "핵무장 논의 본격화되면 대통령실에 정식 건의"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핵무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NCND(핵무기 보유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대응) 입장을 보이며 핵무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CND 유지를 위해 당정협의도 거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핵무장과 관련해 여당에서 제기되는 의견들은 듣고 있으나 협의는 하지 않고 있고, 핵무기에 대해선 전략적으로 명확히 입장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당정협의와 같은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방식은 취하기 힘들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 해서 보안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여당과 어디까지 협의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개적인 핵무장론 제기는 국민의힘이 앞장서고 있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괌과 오키나와 등 소재 핵무기를 공유하는 ‘한국형 핵 공유’, 김기현 의원은 자체 핵무기 개발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여러 의견을 제시하는 국민의힘과는 관련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 각자의 역할에만 충실한 것인데, 이는 NCND를 유지키 위해서다.
여당의 군불 때기에 윤 대통령은 여지만 남기며 NCND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핵무장 가능성에 “한미 조야에 확장억제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도 자체 핵무기 개발을 주장하는 한국핵자강전략포럼을 위시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관련기사 : [단독] 윤석열 대통령 ‘핵무장’ 결심 굳히나...'독자 핵' 주장 핵자강전략포럼 의견 청취) 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시 현재와 여건이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핵무장 여지를 남기고 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7차 핵실험은 전술핵이 완성되는 것으로 (현실화 시)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간다. 비대칭전력의 완성이 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 지금 핵무장을 하자는 건 현재까진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여당에서는 적극 의견을 개진하는 만큼 정책 방향에 반영시키겠다는 분위기다. 즉, 당정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회에서 각 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필요성을 느껴 여러 핵무장론을 제기하는 만큼 논의가 본격화될 때는 당연히 대통령실에 정식 건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안보 상황이 위급하니 방법을 강구하는 차원에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으로, 대통령실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 본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핵무장론을 너무 막 던지는 느낌이라 당정협의가 열리면 말이 나올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