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팀 등에 공급량 80% 배정…네트워크 조작 토큰 획득 '뭇매'
메타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디엠(Diem)’ 출신 개발진들이 참여한 레이어1 블록체인 메인넷 앱토스에 업계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기존 레이어1 블록체인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토크노믹스(토큰 경제)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2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앱토스(APT)는 지난 18일과 19일에 국내에선 업비트, 국외에선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후오비, OKX, 쿠코인 등의 거래소에 잇따라 상장됐다.
앱토스는 메타가 추진했던 암호화폐 프로젝트 ‘디엠(Diem)’ 출신 개발진들이 참여한 레이어1 프로젝트다. 메인넷 출시 전부터 FTX 벤처스, 코인베이스 벤처스, a16z 크립토, 해시드 등 블록체인 VC(벤처 캐피털)로부터 총 3억5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관심을 받아왔다.
이처럼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기술적 가능성 때문이다. 앱토스는 기존에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했던 스마트 컨트랙트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는 ‘BlockSTM’이라는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 속도를 끌어올렸다. 디엠 프로젝트에 도입됐던 합의 알고리즘 ‘DiemBFT’도 보안성과 속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앱토스에 따르면, 이를 통해 최대 16만 TPS(초당 트랜잭션 처리수)까지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무브(Move)’라는 스마트컨트랙트 언어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솔리디티’와 비교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표현력이 높고, ‘무브 프루버(Move Prover)’라는 검증 툴이 존재해 보안성도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반면, 기술적 기대감에 비해 토크노믹스(토큰 경제)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앱토스의 토크노믹스는 상장 결정 이후에도 공개되지 않다가, 업비트의 상장 공지를 통해 그 내용이 공개되면서 유출 논란이 일었다. 업비트는 이에 대해 앱토스와 협의된 사항이라고 해명했고, 이후 앱토스 측에서 내용을 추가 공지하며 유출 논란은 일단락됐다.
자신이 앱토스의 전 스테이킹 개발자라고 주장한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PaulFidika’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지적하면서, 자신이 개발을 그만둔 이유가 앱토스의 △무책임한 토크노믹스, △중앙화된 검증자 노드 등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기 네트워크(테스트넷) 참여자에 제공한 에어드랍에 대한 비판도 있다. 중국 블록체인 소식통으로 알려진 ‘WuBlockchain’은 “앱토스가 시빌(Sybil) 공격에 대한 대책 없이 에어드랍을 출시해 일부가 많은 토큰은 얻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시빌 공격은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노드를 운영해 다른 노드들을 네트워크에서 제외하는 공격 방법인데, 일부 이용자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다량의 토큰을 획득해 가격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다.
개방형 가상자산 공시 포털 ‘쟁글’의 이현우 공동대표는 “앱토스는 중단된 디엠 프로젝트 핵심 개발자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여러 기술적 강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라면서도 “토크노믹스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VC들이 너무 많은 초기 물량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과도한 밸류에이션으로 물량이 풀렸을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VC들의 단기 투자 차익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면서, “아직 앱토스가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생태계가 기대감에 부합하는 수준에 올라온 것을 확인한 후에 투자를 해도 늦지 않다”라고 조언했다.
앱토스가 레이어 1 블록체인의 보안과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만큼, 향후 토크노믹스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고 실제로 가상자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