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과 일본 PMI도 부진
중국, 수출 둔화와 소비자 수요 약화 지속
올해 기업 해외투자도 전년 대비 10% 감소
“글로벌 해외 투자 내년까지 부진할 전망”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글로벌이 집계하는 미국의 10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7.3을 기록해 전월의 49.5에서 하락했다.
합성 PMI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활동을 망라한 지표다. 통상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국면으로 판단하는데, 미국의 합성 PMI는 최근 4개월 연속 위축세다.
S&P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기업들은 수출 시장에서의 강달러와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 해외 고객의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10월 미국 경기침체에 상당한 가능성이 생기면서 전망에 대한 신뢰 또한 급격하게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 PMI도 부진했다. 독일의 10월 합성 PMI는 44.1까지 떨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중단이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독일 경제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큰 위험은 늘어가는 에너지 공급 문제”라며 “이는 추운 겨울과 더해져 가스 부족과 배급, 더 심각한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대적으로 러시아 에너지 공급에 덜 의존하는 프랑스 PMI 역시 9월 51.2에서 10월 50으로 하락했다. 경기 확장 기준인 50을 간신히 유지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50.3을 밑돌았다. 특히 제조업 PMI는 47.4까지 내려 독일과 마찬가지로 29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존의 이달 PMI는 47.1로 전월의 48.1에서 하락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로존 경기도 4개월째 위축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이유로 IMF는 내년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1월 2.5%에서 최근 0.5%로 하향했다. 알프레드 카머 IMF 유럽 지부장은 “내년 유럽 내 생산량과 소득은 전쟁 전보다 약 50억 유로(약 7조 원)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서비스업 PMI는 최근 두 달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10월 제조업 PMI가 50.7을 기록해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중국 경제는 수출 둔화와 소비자 수요 약화, 부동산시장 침체 등 전반적인 위기가 계속하고 있다.
높아진 경기침체 가능성은 기업의 해외투자 축소로도 이어지면서 악순환은 반복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 세계 신규 인프라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임스 잔 UNCTAD 투자 국장은 “이러한 감소세는 높은 차입 비용과 더 커진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 전망은 강력한 회복세에서 하향세로 돌아섰고, 우울한 전망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