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세아베스틸 등 영업익 반토막
철강사들이 겹겹이 쌓인 악재로 3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에 더해 태풍 '힌남노' 피해가 겹치며 하반기 실적이 반토막 났다. 4분기도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전망이 밝지 만은 않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한 9200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철강 시황이 안좋았고 냉천 범람 영향으로 철강 부문 이익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매출은 21조1550억 원으로 2.9% 증가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냉천 범람으로 인한 포항제철소의 생산 및 판매감소 영향으로 2221억 원, 재고 손실 등 일회성 비용 1860억 원, 그 외 포항지역 사업회사들의 일부 설비 피해 274억 원 등 연결기준 4355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냉천 범람으로 인해 영업이익에서 4355억 원가량 손실이 발생했다"며 "재고 침수 등에 따른 유형자산 손실 규모는 1477억 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실 규모를 최대한 추정해서 당 분기에 모두 처리했고 4분기에도 추가로 인식될 수 있지만 미미할 것"이라며 "복구비용은 공격적으로 추산하면 4분기 최대 3000억 원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실적도 부진했다. 현대제철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73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4.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6조999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638억 원으로 55.7% 줄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 시황 악화와 제품 판매 단가 하락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며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했다. 높은 원가의 원재료로 생산했던 제품을 하반기에 시장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판매하다 보니 수익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어 포항공장 침수 피해로 인한 손실액이 372억 원이었다. 다만 생산 물량은 인천·당진공장 제품으로 대체 가능해 매출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다.
세아베스틸 역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68.9% 감소한 2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79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다.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전년 대비 제품 단가 상승에 힘입어 매출은 증가했으나 경기 둔화와 함께 수요 산업 부진으로 특수강 판매량이 줄고 에너지 비용은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경기 둔화로 인한 전방수요의 위축과 원가부담까지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철강 수익성 악화는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이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 당 최대 16.6원 인상했다. 철강 산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력비용 부담까지 커졌다. 수천억 원의 비용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환율도 문제다. 철광석, 유연탄 등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고로사들에겐 환율 급등은 부적정인 요소로 작용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 악재로 철강사들이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일부 철강사들은 신사업, 친환경 사업 등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지만 내년 초까지는 실적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