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숙회의 반란…창업 4년 만에 매출 500억 찍은 ‘앳홈’

▲양정호 앳홈 대표가 자사 대표 상품인 ‘미닉스’ 미니 건조기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앳홈)

가전·침구·식품 등 생활밀착형 제품을 판매하는 앳홈이 사업 확장과 신산업 진출에 속도를 낸다. 무자본 창업 4년 만에 매출을 500억 원까지 키운 앳홈은 앞으로 인재를 확보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앳홈은 2018년 설립된 온라인 커머스 기업이다. 자체 가전과 침구, 식품 등 생활밀착형 제품을 온·오프라인에 판매해 왔다. 대표 제품은 미니 건조기 ‘미닉스’다. 대기업 브랜드 건조기가 장악한 가전시장에서 출시 1년 5개월 만에 5만 대를 팔아치우며 이름을 알렸다. 건조기 외에도 토퍼 매트리스 ‘자몬스’, 요리가전 ‘키첸’, 로봇청소기 ‘클리엔’, 음식물처리기 ‘웰싱’ 등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앳홈의 시작은 홈라이프와 거리가 먼 문어숙회다. 체대 출신 양정호(30) 앳홈 대표는 군 전역 이후 무자본으로 1인 창업을 시작하면서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항 문어숙회의 판매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판매 권한을 얻었다. 다만 큰 성과는 내지는 못했다. 양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LED 마스크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값비싼 대기업의 LED 마스크를 눈여겨 본 후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제품보다 약 75%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유통했다. 해당 마스크는 하루 약 100대씩 팔리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앳홈이 가전사업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이 때다. LED 마스크의 판매 경험을 쌓은 앳홈은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에 눈독을 들였다. 1인 가구가 1000만 명에 달하는 것과 달리 수요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간파했다. 현재 미닉스 건조기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 제품을 제치고 해당 제품 시장에서 누적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 대표는 “대기업은 점점 프리미엄, 대형 제품에만 집중하고 소형가전을 다루는 업체는 대부분 중국산 제품을 상표만 바꿔 국내에 그대로 출시한다”며 “가전 사업은 투자비가 많고, 원가 우위에서도 불리해 어려움이 많지만 동시에 고객 불편이 너무 많은 분야여서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홈라이프 솔루션 기업 앳홈 직원들이 회의 중이다. (사진제공=앳홈)

앳홈은 지난해 매출 47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약 200억 원)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창업 첫 해인 2018년 62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8배에 육박한다. 올해 매출액은 5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20억 원을 기록한 뒤 2019년 23억 원, 2020년 29억 원, 지난해 37억 원으로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회사는 지금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사업 확장 및 신산업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0개월간 인력을 20여 명에서 63명으로 늘린 앳홈은 내년 직원 수를 100여 명 수준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또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 판매 방식에서 자체 개발 제품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소형 의류관리기와 유아가전 등을 개발 중이다. 또 올해 경기도 파주에 품질연구소를 설립한 만큼 불량을 100% 잡아내 품질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양 대표는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전, 적은 비용으로 피부과 관리 이상의 효과를 내는 화장품 등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한 지점)를 해결하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며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