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7개월을 맞은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총 2조6000억 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이끌며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현모<사진>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 당시 ‘단단하고 당당한 KT’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취임 후 곧바로 ‘AI원팀’을 결성해 인공지능 분야 공동 연구 개발, 인재 양성에 착수했다. AI원팀은 현대중공업, KAIST, ETRI 등 국내 대표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는 협력 단체다. 결성 이후 LG전자, 동원그룹, 한국투자 등이 추가 합류하는 등 AI원팀의 외연을 넓혀 나갔다.
그의 선언대로 KT 디지코 전환을 위해 인공지능과 로봇, 미디어 콘텐츠, 디지털 금융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KT는 총 16차례 투자를 통해 2조6109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KT는 구현모 대표 취임 첫해인 2020년 10월 현대HCN과 4911억 원 규모의 지분 인수 투자를 진행했다. 스튜디오 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2023년까지 1000개의 IP, 100개 이상의 드라마 IP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구현모 대표의 승부수는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 노림수로 적중했다. KT는 ENA 채널을 론칭하고 올해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2021년 9월에는 글로벌데이터 경쟁력 확보를 위해 1700억 원을 투입해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했다. 한국의 엔비디아 양성을 위해 국내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인 ‘모레(MOREH)’에 이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투자하며 AI 반도체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를 통해 KT는 외산 GPU의 의존도를 극복하고 국가 AI 경쟁력 강화 및 생태계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에는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1월에는 신한은행과 약 4375억 원의 지분을 상호 취득했다. 국내 최대의 디지털 플랫폼 인프라와 신한은행이 갖고 있는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DX 모델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AI, 메타버스·NFT, 로봇, 빅데이터 등 디지털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금융DX 사업의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미래 모빌리티 리딩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약 75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KT는 자율주행과 AAM 통신 네트워크상의 음영 지역을 보완할 수 있는 통신위성 등 광범위한 고품질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선도기업인 현대차그룹과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파트너사들의 역할과 도움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파트너사와 함께 디지코 사업들을 얹어가면서 시장을 넓히고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