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전부터 수출 합의서 빠지려는 신호 보내와
우크라 “러시아, 에너지 이어 식량도 무기화”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감안할 때 곡물 수출 합의에 참여하는 자국 선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이날부터 합의 이행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영국 전문가들과 함께 인도주의적 수출 합의를 이행하는 선박을 목표로 공격을 실시했다”며 “기뢰를 제거하는 선박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합의 중단 선언과 동시에 합의 이행을 위해 만들어진 ‘곡물 수출 공동 조정센터(JCC)’에 파견한 자국 대표들에게 업무 중단을 지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식량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튀르키예(터키)와 유엔 중재로 7월 22일 곡물 수출 합의를 체결했다. 러시아의 합의 파행 선언에 11월 22일 만료를 앞둔 곡물 수출 합의 연장 논의는 물론 기존 만료일까지 수출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최근 몇 주간 곡물 수출 합의에 불만을 표해왔다. 곡물 수출 합의는 빈곤국을 위한 것인데, 실제로는 이들 국가에 곡물이 보내지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쳤다.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분의 절반을 스페인이 이끄는 선진국이 받았다. 그러나 유엔 측은 지금의 물류 흐름은 빈곤국이 곡물 구매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가 수출 합의를 중단하기 위해 핑계를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에너지에 이어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아프리카와 중동을 인질 삼아 유럽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출 합의에 참여한 존 덴튼 국제상공회의소(ICC) 사무총장도 “러시아는 합의 체결 당시 식량 안보를 위태롭게 해선 안 된다는 책임을 인지했었다”며 “이 거래를 깨는 것은 개발도상국 주민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