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찬원이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취지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한 남성 관객의 난입으로 봉변을 당했다.
이찬원은 30일 전남 화순군에서 열린 ‘제1회 테마파크 소풍 가을 대축제’에 참석했다.
이날 이찬원은 무대에 올랐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가 이유였다. 이찬원은 “현재 국가애도기간이라 노래는 할 수 없다. 정말 죄송하다”고 관객에게 양해를 구했다.
앞서 이찬원은 주최 측에도 미리 뜻을 전달했다. 팬카페에도 “국가애도기간이라 이찬원의 무대는 진행되지 않는다.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맞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 행사장에서 함성 및 박수는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는 공지가 게재됐다.
이후 이찬원은 무대에 올라서 직접 뜻을 전했지만, 당시 일부 관객은 이찬원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한 남성 관객은 무대에서 내려오는 이찬원과 관계자들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해당 남성은 이찬원에게 폭언하는가 하면, 매니저의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이날 낮부터 사회자가 ‘이찬원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고 몇 번씩 미리 얘기했었다”며 “현장에 있던 많은 시민도 옳은 생각이라며 박수를 쳐주던 분위기였는데, 이런 봉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한편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중앙사고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는 154명(남성 56명·여성 98명)이다. 부상자는 149명이며, 중상 33명·경상 116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는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다음달 5일 밤 24시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