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린 미국 중간선거...민주당 기다리는 악몽의 시나리오

입력 2022-11-08 15:29수정 2022-11-0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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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실정에 공화당, 상·하원 장악 가능성 제기돼
격전지 지지율 격차 매우 근소해 결과는 불확실
트럼프 “15일 중대 발표”…대선 출마 선언할 듯
하원 34석, 상원 8석 초접전
흑인·히스패닉, 공화당 지지율 상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보위 주립대학에서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보위(미국)/EPA연합뉴스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운명을 좌우할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간) 시작된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권의 경제 실정을 공략, 선거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2024년 대선 도전 발판이 마련된다. 민주당의 악몽이 시작될지, 초접전 지역 표심에 달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연방 하원의원 전체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50개 주(州)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가 이번 선거를 통해 결정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7일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메릴랜드주 보위 주립대학을 찾아 웨스 무어 주지사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는 게 뼛속까지 느껴진다”며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수호하기 위한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무어 후보는 첫 흑인 출신 메릴랜드 주지사가 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토끼’와 ‘흑인’을 겨냥해 막판 유세에 나섰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지원 유세를 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서고 있다. 데이턴(미국)/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J.D 벤스 지지 유세를 선택했다. 오하이오는 트럼프가 2016년과 2020년 선거에서 8%포인트 차로 민주당 후보를 앞선 곳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5일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중대 발표를 하겠다”는 깜짝 발언도 내놨다. 대선 재도전 선언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선거 전날까지 표심 결집에 나선 데는 이번 선거가 초박빙으로 예상돼서다. 미국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227석을 확보해 절반(218석)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는 174석, 나머지 34석은 접전지로 평가했다. 100명 중 35명을 뽑는 상원 선거에서도 공화당 48석, 민주당 44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고, 경합 의석수는 7석에서 8석으로 늘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율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격전지에서 양당 지지율 격차가 워낙 근소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NYT는 접전지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양당 가운데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상원 격전지가 뉴햄프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8개로 늘었다. 접전 지역 중 몇 개만 가져와도 민주, 공화 모두 상원 다수 석을 차지할 수 있다.

하원도 마찬가지다. 공화당이 과반을 탈환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수십 개 지역에서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이 일찌감치 우세를 보이면 과반 여부를 확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격전지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할 경우 어느 당이 다수를 차지할지 확정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통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과 히스패닉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높아진 점은 민주당에 불안한 대목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설문조사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 표심이 공화당으로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8월과 10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흑인 유권자 가운데 약 17%가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2020년 대선 때 흑인의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율 8%, 2018년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지지율 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도 늘었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양당 지지율 격차는 8월 11%포인트에서 10월 말 5%포인트로 좁혀졌다. 2020년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바이든 지지율은 트럼프를 28%포인트 앞섰고 2018년 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공화당보다 무려 31%포인트 높았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암울한 경제 전망이 전통 민주당 지지층의 ‘변심’을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것도 불안 요소다. 과거 집권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밑돌 때 여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수를 늘린 적은 없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0% 선에 갇혀 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2010년 버락 오바마, 1994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다.

다만 지금 정치 환경이 과거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당 분열이 극심한 가운데 ‘정권 심판론’과 ‘민주주의 위협론’ 중 어떤 것이 부동층을 더 투표장으로 끌어내 초접전 지역에서 승기를 가져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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