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에서 승승장구하며, MLB(엠엘비)가 국내 패션기업 단일 브랜드로 연간 해외 판매액 1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F&F는 자사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MLB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올해 소비자 판매액 1조2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9일 밝혔다.
MLB는 지난 202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소비재 브랜드 사상 유례없는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9월 “중국에 진출한 한국 소비재 중 동급 최고 수준의 성장세”라며 MLB의 향후 5년간 중국내 연평균 성장률(CAGR)을 30%로 예상했다. 실제 MLB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소비수준이 높고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출점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톱스포츠 브랜드를 상회하는 최고 수준의 평당 매출이 매장 확대 원동력이다. 회사 측은 지난 9월 문을 연 700호점이 MLB의 현지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당초 중국 진출 1호점이었던 이 매장은 현지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3년만에 5배 규모인 총 650평(약 2149㎡) 복층구조로 확장했다. 이 매장은 상하이 대표 쇼핑몰인 메트로시티 내에서도 정문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중국 외 아시아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홍콩, 마카오, 대만 및 태국 진출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에서 사업을 전개중이다. 내년에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전년비 200%(소비자 판매액 기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규 진출한 싱가폴은 쇼핑거리 오차드로드, 아시아 허브공항인 창이공항의 명품 브랜드 존 등 상징적인 위치에 대형 매장을 오픈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패션에서도 ‘K패션 세계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설명이다. 패션업계는 해외 브랜드가 수입되는 경우는 많아도 해외 진출 사례는 많지 않은 가운데 F&F가 30년 패션업의 역량을 발휘해 글로벌 IP(지식재산권)를 패션 브랜드로 재창출한 것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한다.
F&F는 MLB를 통해 서양의 대표 스포츠에 동양의 패션감각을 접목시켜 동서양의 화합, 스포츠와 라이프스타일의 융합을 추구해왔다.
특히 F&F의 선제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rmation) 전략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F&F는 상품기획과 생산, 물류, 디자인, 마케팅 등 패션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소비자 커뮤니케이션부터 공장 커뮤니케이션까지 모든 데이터가 파이프라인처럼 연결되며 함께 공유되는 구조다. 글로벌 SCM(공급관리) 망이 구축되며 세계 각국의 오더와 생산, 제품 딜리버리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왔다.
이 회사의 글로벌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F&F는 글로벌 3대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또한 글로벌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타키니’ 미국 본사를 인수해 테니스 의류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F&F 관계자는 “당사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통한 새로운 패션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디지털을 통해 패션 시스템을 혁신하는 DT 전략을 더욱 가속화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K패션의 세계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