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조건 민간회사와 비교할 때 열악…업계 “누가 가겠냐”
국민연금은 오는 11일 오후 6시까지 기금이사 후보자를 모집한다. 지난달 28일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열고 CIO 선임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기금이사 임기는 2년으로, 직무수행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기금이사는 추천위에서 모집공고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적임자로 판단되는 후보를 조사하거나 전문단체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기금 규모는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917조2000억 원이다. 국내채권 비중이 33.6%로 가장 높고, 이어 해외주식(27.8%), 대체투자(15.5%), 국내주식(15.2%) 순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차기 국민연금 CIO에 대한 다양한 얘기가 흘러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내부에서 추진하려고 했다가 무산됐다는 얘기도, 하마평에 오른 이가 있었는데 대통령 측근이라 무산됐다는 얘기도 있는 등 여러 ‘설’이 오간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1000조 원에 달할 만큼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린다. 그러나 CIO 자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단 1%의 수익률을 올려도 약 10조 원을 움직일 수 있는 자리지만 이미 시스템화돼 있고, 보수 역시 민간회사와 비교하면 낮아 ‘직(職)’으로서는 선호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근무 조건에 비해 국민연금 기금을 관리해야 한다는 업무 부담이 큰 것도 걸림돌이다.
국민연금 기금의 누적수익금은 485조3000억 원(1988~2022년 8월 기준)이고, 올해 들어 연간 수익금은 마이너스(-) 45조5000억 원(8월 기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IO를 맡은 이후에는 몇년간 재취업도 제한된다”며 “수천 억 원, 수 조 원의 수익을 올리면 그에 맞는 성과를 인정해줘야 하는데 그런게 없으니 누가 하겠냐”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정무적으로 인사를 할 자리를 제외하고 전문가를 앉혀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