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최적화 통해 1회 충전 600km 주행
전동화 시대 비전담은 첨단기술 총망라
레이더ㆍ라이다 등 자율주행 채비 갖춰
우아함으로 빚은 공기저항계수 Cd 0.29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앞세운 볼보가 7인승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을 스웨덴 현지에서 전격 공개했다. '짐 로완(Jim Rowan)' 최고경영자(CEO)는 볼보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2030년까지 100%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한다"는 기존의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볼보는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 매년 순수 전기차 새 모델을 한 대씩 론칭한다. 나아가 주요 생산설비의 탄소 중립도 구체화한다.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EX90이 그 시작을 알리는 출사표다.
9일(현지시간) 볼보는 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 다운타운에 마련된 특별 전시관 ‘더 돔(The Dome)’에서 7인승 플래그십 전기 SUV '볼보 EX9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시대 볼보가 지닌 첨단 기술을 총망라한 EX90은 공개와 동시에 ‘테크니컬 플래그십’으로 등극했다.
언더보디는 SPA2 플랫폼이 기본이다. 2015년, 볼보 내연기관 SUV 가운데 최고봉인 XC90 출시와 함께 선보였던 SPA 플랫폼이 후속이다.
전작이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중심이었다면 SPA2 플랫폼은 오로지 순수 전기차만을 위한 모듈형 플랫폼이다.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볼보의 전기차가 이를 바탕으로 등장한다
볼보 EX90은 브랜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기술을 담았다. 차 안팎에 스며든 첨단 감지 기술은 이 시대 볼보가 지닌 진보한 기술을 아낌없이 쓸어 담았다.
이날 월드 프리미어 현장에 직접 나선 최고경영자, 짐 로완(Jim Rowan) CEO는 “EX90은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하는 것은 물론, 볼보 스스로 쌓아올린 ‘안전’에 대한 기준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킨 모델”이라며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집 또는 다른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등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길이 x 너비 x 높이는 각각 5037 x 1964 x 1744mm다. 기존 볼보 SUV 라인업(내연기관) 가운데 최고봉이었던 XC90과 비교해 길이가 무려 8.7cm나 더 길다. 이밖에 너비와 높이는 무시해도 좋을만큼 수치가 유사하다.
국내에서 잘 팔리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길이가 42mm 더 긴 반면, 너비와 높이는 6~10mm 작다.
전장 5m가 넘는 대형 SUV지만 바람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한 점도 눈길을 끈다. 공기저항계수 Cd 0.29는 밤잠을 줄여가며 보디 곳곳을 다듬고 교정한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SUV로서 공기저항계수를 Cd 0.30 미만으로 끌어내린 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무엇보다 전조등이 단박에 시선을 잡아끈다. 이른바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T자형 주간주행등이 위아래로 갈라지면 그 안 속에 모습을 감췄던 헤드램프가 드러낸다. EX90의 핵심 '와우(Wow)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졸음운전을 포함한 갖가지 상황을 미리 감지하고 단계별로 대응을 시작한다는 것도 특징. 초기에는 운전자에게 단순한 경고를 보내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더 강한 경고장을 날려 운전자를 ㅇ운다.
극단적인 상황에는 EX90 스스로 도로 옆에 차를 세운 뒤 비상등을 켠다. 동시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다른 운전자에게도 이 상황을 알린다.
그밖에 인테리어는 심플과 우아함, 여백의 아름다움이 스며들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본질인 심플함이 가득하다. 실제로 최초 공개 현장에서 만난 볼보 EX90의 실내는 담백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운전대 너머 클러스터는 좌우로 가늘고 길게 뻗었다. 운전대 림(손에 잡히는 동그란 부분) 안으로 계기판이 전부 드러나 있어 모든 정보가 단박에 들어온다.
세로로 길게 뻗은 센터 스크린은 크기(14.5인치)를 마음껏 키웠다. 그리고 그 안에 볼보 EX90의 명민함을 가득 채웠다. 구글(Google)의 지도, 음성인식, 앱 서비스 등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하며,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와도 호환이 된다.
밝은 패널과 따뜻한 느낌의 백라이트로 스칸디나비아 거실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 모델은 다양한 첨단 안전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학습하고 무선으로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출고 이후 운행을 반복할수록 부가가치가 하락하는 여느 자동차와 달리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차 스스로 진화하는 셈이다. 브랜드 최초로 미래 자율주행을 위한 하드웨어 준비를 미리 마친 것도 이런 배경이 서려있다.
차에 심어 넣은 고성능 코어 컴퓨터와 이와 연결되는 △8개 카메라 △5개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LiDAR) 등은 볼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와 맞물려 실시간 360도로 차를 모니터링한다. 운전자는 물론 차 안에 함께 탄 승객 모두를 보호하는 세이프티 개념이다.
무엇보다 자율주행 레벨 3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라이더가 명물이다. 주ㆍ야간은 물론 고속주행에서도 전방 250m의 존재하는 보행자를 감지할 수 있다. 나아가 반경 120m에 있는 작은 물체까지 모니터링한다.
라이더는 보란듯이 앞 유리와 위쪽, 즉 지붕선의 시작점에 센서를 심었다. 자율주행을 향한 볼보의 자긍심을 응축해 담았다. 사진에서는 돌출 부위가 우려됐으나 실제로 눈앞에서 바라본 라이다 센서는 오히려 볼보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심볼로 자리잡고 있었다.
다양한 첨단 장비를 밑그림으로 볼보의 주행보조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는 더욱 명민해졌다. 혀를 내두를만한 정교함을 바탕으로 차선 변경까지 지원하는 조향 지원 시스템도 새롭게 추가했다.
이렇듯 볼보는 이 시대 자신들이 자동차에 담아낼 수 있는 첨단 장비를 EX90에 모조리 쓸어 담았다. 그리고 끝없는 자신감의 종착지에서 이렇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