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열 신한은행 디지털전략챕터 수석 인터뷰
"은행이 생각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 입장에서 개발해 달라."
4년 만에 개편한 '뉴쏠' 을 두고 개발자들에게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특별히 당부한 내용이다. 뉴쏠은 기획 단계서부터 은행 직원의 생각 대신, 철저히 고객 입장에서 시작했다.
1만여 명에 달하는 고객 자문단과 1년간 릴레이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앱에 탑재할 서비스를 결정했다. 10대, 20대 학생부터 전업주부, 직장인, 60대 이상 고령층 등 전 세대 의견을 토대로 기존 쏠을 허물고 새로운 뉴 쏠이 탄생했다.
뉴쏠 개발에 참여한 윤상열 신한은행 디지털전략챕터 수석<사진>은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출시 3주 만에 기존 쏠 앱 고객의 80%가량이 뉴쏠 앱으로 전환했다"며 "과거 S뱅크서 쏠 전환까지 3개월이 걸린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뉴쏠 앱 출시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 기획자다. 4년 전 출시한 쏠 개발에도 참여한 윤 수석은 "뉴쏠은 기획부터 개발 전 과정이 과거와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뉴쏠 개발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었다. 진 행장은 은행원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보다는 고객을 직접 참여해 의견을 들으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윤 수석은 "행장님께서 은행원들이 생각하지 말고 고객의 생각을 직접 담으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시작부터 끝까지 (고객)의견을 듣는 것으로 시작해서 듣는 것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고객의 니즈나 트렌드가 급변하는 만큼 고객의 의견을 놓치지 말라는 진 행장의 의도였다
윤 수석은 "1만여 명의 고객자문단 의견을 토대로 고객이 앱 환경을 스스로 설정해 사용하도록 했다"며 "1년간 매월 자문단과 정기 회의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과 함께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개발 단계에서 '쏠 메이트'라는 고객 자문단 1, 2기(각 5000명)를 운영했다. 설문조사, 화상회의, 대면회의, 시연 등을 거쳐 실제 앱을 만들었다.
이체 서비스에서 고객들과 은행원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나왔다. 윤 수석은 "이체 할 때 계좌가 먼저냐 금액이 먼저냐 하는 내용으로 은행 내부에서 이슈였다"면서 "은행원 입장에서는 금액이 먼저라고 예상했는데 고객들은 계좌를 선호해서 결국 이체 시 계좌를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자문단 운영결과 가장 많이 나왔던 고객의견은 △쉬운 가입·인증·용어 △속도 개선 △차별화된 대표 서비스 △합리적 혜택/유용한 차별성 △다양하고 솔깃한 정보 등 5가지였다.
신한은행은 이 의견을 반영해 뉴쏠에 △최대 4배 빠른 속도 △고객이 직접, 원하는 메뉴로 홈 화면을 구성하는 ‘나만의 홈 화면’ △수취인을 계좌번호가 아닌 친구, 그룹으로 등록해 바로 이체할 수 있는 ‘뉴 이체’ △거래 내역에 나만의 스토리를 담아 기록,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 뱅크’ 등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
뉴 이체는 이미 기존 핀테크 업체들이 사용 중이다. 윤 수석은 "신한은행은 카카오뱅크처럼 카카오 톡이라는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최근 보낸 내역을 바탕으로 친구 또는 그룹을 쉽게 등록하고 바로 이체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며 "연락처 이미지를 가져와서 사진으로 쉽게 수취인을 인식 할 수 있도록 차별성을 뒀다"고 말했다.
뉴 쏠은 추후 고객 자문단의 의견을 토대로 계속해서 추가 서비스를 더해갈 계획이다. 윤 수석은 "추후 분기마다 새로운 서비스 업데이트할 것" 이체 서비스와 관련해 MZ세대에서 애니매이션 기능, 다크모드에 대한 의견이 많이 나와 해당 서비스를 추가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