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기 공격적으로 채용하며 몸집 불려
경기침체·광고 수입 악화 등에 따른 실적 부진 못 견뎌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이날 성명을 내고 1만1000명가량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것으로 2004년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감원은 전 사업부에 걸쳐 진행된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감원이 이뤄지며 주로 직무가 겹치는 직원들이 감원 대상이 될 전망이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주력하고 있는 메타버스 담당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에서도 직원 수를 줄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회사 전반에 걸쳐 고용 동결 방침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저커버그 CEO는 성명에서 “슬픈 순간이지만, 피할 방법이 없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사람들의 온라인 활동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했던 내 생각이 틀렸다. 내 잘못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고 사과했다.
그간 빅테크 기업들은 고연봉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치열하게 인재 모시기 경쟁을 해왔다. 특히 팬데믹 동안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급증하자 빅테크들은 채용 확대를 가속화했다.
그중에서도 메타가 인재 채용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2019년 말 4만5000명가량이었던 메타 직원은 올해 9월 말 기준 총 8만7000여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의 급격한 침체,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등이 업계 전반을 강타했다.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챗도 올해 9월 인력의 20%를 감원한다고 발표했고, 세일즈포스도 전날 수백 명 감원에 나섰다. 아마존도 채용 동결에 나섰고, 트위터도 지난주 전체 직원의 절반을 해고했다.
메타의 경우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침으로 타깃 광고가 어렵게 되면서 광고 수입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저커버그가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메타 주가는 올해에만 71% 하락했다.
이날 대규모 감원을 통한 비용 절감 추진에 메타 주가는 5% 넘게 올랐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가 지난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적자가 계속되는 메타버스 사업부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터라 실적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저커버그는 “해고 대상 직원들이 동료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개인 이메일 접근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 내부 시스템 접속은 해고 통보를 받은 직후 차단된다. 이는 지난주 트위터가 대량 해고하는 과정에서 해고 통보도 하기 전에 직원들의 사내 협업 툴과 이메일 접근을 차단해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