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한 달 새 10% 넘는 상승률을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코스피지수는 251.75포인트(11.68%) 오르며 활황을 보였다.
그러나 이 기간 개인은 4조7255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1조9803억 원, 삼성SDI 1조93억 원, LG에너지솔루션 8994억 원, SK하이닉스 4151억 원을 순매도했다.
주식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초 51조2194억 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10월 평균 49조5523억 원을 기록하며 2년 3개월 만에 50조 선을 밑돌았고, 11월 들어 지속 감소하며 9일 기준 47조5354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주식 시장에서 빠진 개인 투자자금은 예금과 채권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31조6000억 원으로 9월 대비 56조2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통계 속보치가 작성된 2002년 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금융투자협회가 10일 발표한 ‘10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개인은 9월과 10월 각각 3조2300억 원, 2조5000억 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와 같은 개인 자금 흐름은 오랜 기간 내림세를 겪어 피로감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이 고금리 상황에서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이나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으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주식 투자를 중단한 개인투자자 A 씨는 “장기적인 전망에서 경제 상황이 불투명하고, 최근 금리급등으로 현금이 귀해지면서 주식투자 대신 안전한 예·적금에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 B 씨는 “시장을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고, 대기업 주식들마저 큰 등락 폭을 반복하고 있어 리스크가 너무 큰 것 같다”며 “특판예금으로 6.5% 금리 상품도 나오는데 어떻게 참느냐”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시장 매도 물량은 외국인이 흡수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외국인은 5조4187억 원을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