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로 헷갈려”…용산구청장 2차례 현장점검 모두 거짓말

입력 2022-11-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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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직후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현장 대책회의에 불참한 채 귀가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러자 박 구청장 측은 이태원 참사 발생 전 현장점검을 했다는 해명을 번복하면서 “참사 트라우마에 헷갈렸다”고 말했다.

1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참사 당일 두 차례 현장을 찾아서 점검했다는 박 구청장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앞서 박 구청장 측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29일 박 구청장이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에 축제가 있어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구청 근처에서 내려 오후 8시 20분께 퀴논길을 걸어서 지나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귀가 이후 오후 9시 30분께도 한번 더 퀴논거리 일대를 살폈다고 전했다.

그러나 CCTV로 실제 동선을 살펴보니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구청장 자택 인근 CCTV 화면에는 박 구청장이 오후 8시 20분께 귀가한 뒤 밖으로 다시 나오는 장면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구청장 측은 퀴논거리가 아닌 앤틱가구거리 인근에서 내려 귀가했고, 귀가 이후 주민으로부터 사고 발생을 문자로 제보받기 전까지 집에 머물렀다고 말을 바꿨다.

이 같은 보도에 용산구청 관계자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황이 없었고 참사 트라우마에 헷갈렸다”며 “평소 동선대로 귀가했다고 생각했고, 한 번 더 거리로 나왔다는 건 부정확한 기억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박 구청장은 참사 직후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여러 차례 주재한 상황 판단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직후인 10월 29일 오후 11시 44분부터 이튿날 오전 6시 35분까지 6차례 상황 판단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용산소방서장, 서울시 부시장 등이 참여했지만, 박 구청장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박 구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후 당일 행적 관련 거짓 해명을 한 이유 등에 관해 수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박 구청장에 대한 징계 심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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