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과 관련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공군본부 공보담당 정모(45) 씨 측이 이 중사 부친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진아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씨 측 변호인은 “이 중사 부친을 증인으로 신청한다”며 “유족과 관련해서 예민한 질문을 할 것 같다.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이 중사 부친은 “민감한 질문이면 하지 말아야지 왜 2차 가해를 하려고 하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검 측 역시 “유족이 경험하지 않은 고인의 사생활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씨 측 변호인은 “증인 신문을 조심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에 말씀드린 거다. 고인이나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정 씨는 이 중사 사망 직후 공군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언론에 이 중사가 강제 성추행이 아닌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식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사 사망 당시 정 씨는 공군본부 공보담당으로 있었다.
한편 이날 이 중사 사건 수사에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52) 측은 “특검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며 “특검이 제출한 공소장에는 재판부에 선입견을 주는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재판부에 선입견을 품게 하지 않기 위해서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 서류나 증거물은 일절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특검에 “전 실장 측 주장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서 다음 공판준비기일 전까지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2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