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인 12월 둘째 주에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7일 사장단 인사를 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통폐합 등 대폭적인 변화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사장단 인사를 통해 '안정'에 방점에 찍을 가능성 크다는 관측이 많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쇄신 인사를 통해 이미 상당한 변화를 줬다"면서 "주요 경영진이 교체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큰 변화를 준다면 오히려 조직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뉴삼성을 향한 비전을 여러 차례 드러내며 그동안 총수 역할을 해온 이 회장이 승진했다고 해서 새 인물들을 대거 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옛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컨트롤타워 재건이 아닌 이상 현재 조직 구성의 큰 틀을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김기남(DS부문)·고동진(IM부문)·김현석(CE부문)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 3인방은 2017년 말부터 각 부문장을 맡아 삼성전자를 이끌어 왔다.
삼성전자는 10년간 유지해왔던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디바이스솔루션(DS) 등 3개 부문도 DX(CE·IM), DS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DX부문장에 한 부회장, DS부문장에 경계현 사장을 각각 선임해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의 파격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은 '뉴삼성' 도약을 위한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삼성전자가 실적 최대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왔으나 과감한 인사와 부문 통합으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인사 기조를 재확인시켰다.
이번 인사에서 '한종희ㆍ경계현 투톱 체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을 이끄는 부서장(사장)들도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재승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해 공석인 생활가전사업부장은 후임 인사가 필요하다. 강봉구 한국총괄 부사장,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며 외부 인사 영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뉴삼성' 완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3곳의 태스크포스(TF)장들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의 전략ㆍ기획ㆍ인사ㆍ재무 등 주요 경영 현안은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3개 TF가 주도하고 있다. 사업지원TF는 정 부회장이, 금융경쟁력제고TF, EPC경쟁력강화TF는 각각 박종문 삼성생명 부사장, 김명수 삼성물산 사장이 이끌고 있다.
3개 TF 중 사실상 정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팀이 주력이다. 정 부회장은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전실장(부회장)을 잇는 '삼성 2인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 부회장은 이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현재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으로 검찰을 조사를 받고 있지만 기소가 되더라도 이번 인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3명의 TF장 외에도 미전실 출신인 최윤호 삼성SDI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도 인사를 앞두고 이름이 오르내린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전략1팀을 거쳤다. 정 부회장의 덕수상고(현 덕수고) 후배다. 박 사장은 그룹 계열사 감사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진단팀장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