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홍콩 증시 투자자들이 11월 들어 팔자세를 보였으나 오히려 보관금액은 대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예탁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홍콩 증시 외화증권예탁결제는 4329만 달러(약 547억 원)가 순매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기간 보관금액은 23억3094만 달러(약 3조947억 원)로 10월 20억3636만 달러(약 2조6798억 원) 대비 2억9458만 달러(3911억 원) 늘었다.
홍콩 증시가 10월 말 기점부터 반등하며 순매도액을 웃도는 상승세로 평가금액을 크게 높인 탓이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10월 31일 최저점을 기록한 뒤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15일 항셍지수와 H지수는 각각 1만8300.13, 6254.01로 마감해 지난달 31일(각 1만4687.02, 4938.56) 대비 24.6%, 26.63% 급등했다.
중국 증시도 같은 양상이다. 상해 종합지수와 선전 종합지수는 10월 31일 각각 2893.48, 1만397.04에서 15일 3134.08, 1만1351.33으로 각각 8.31%, 9.17% 상승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완화, 리오프닝 재개, 중국 정책 당국 부양에 대한 기대감과 미·중 정상회담 등이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홍콩 증시에서는 비야디, ‘글로벌X 전기차·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징동닷컴, ‘차이나맥 CSI 300 인덱스 ETF’, 화룬부동산 순으로 대거 순매수 중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창신 신소재, 비야디 등 2차전지·전기차 관련 종목과 중국 석유 화공, JA솔라, 중국 국영 원자력 등 에너지 관련 종목에 순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그러나 홍콩과 중국 증시 반등세가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10월 주요 경제 지표가 경기 둔화세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고, 이달에도 호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등 실물지표는 예상치를 밑돌면서 경기 둔화세를 반영했다.
10월 산업생산은 5%로 9월 대비 1.3%p 감소했다. 소매판매총액도 0.5% 줄었으며 고정자산투자도 5.0%로 인프라 투자 회복세가 소폭 둔화했고, 부동산 투자 부진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증시 반등, 위안화 강세 전환, 신용 스프레드 축소 등 금융시장은 오히려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미·중 갈등 관계 소강 국면에 대한 기대로 ‘차이나 런’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대로 대외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소비와 투자 모두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며 “최근 정책 당국이 코로나 관련 정책과 부동산 대책 등을 발표하며 내수 회복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코로나 정책 완화가 구체화할 전망이다. 향후 중국 경기 반등은 정책 변화에 따른 내수 회복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