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4년 더 집권하게 하지 않을 것”
디샌티스 급부상...펜스 전 부통령도 출마 검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패배하면서 지난해 1월 20일 백악관 주인 자리를 내줘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1시간가량 이어진 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오늘 밤 나는 미국 대통령 입후보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입후보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공식 절차에도 돌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2년간의 집권에 대해 “내가 집권할 때는 우리는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국가였지만, 지금은 쇠퇴하고 실패하고 있는 국가”라면서 “수많은 미국인에게 바이든이 집권한 지난 2년은 고통과 고난, 절망의 시기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바이든이 4년을 더 집권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모든 정책에서 다시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곧 우리는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의 재선 도전은 오래전부터 점쳐져 왔었다. 문제는 공식 선언 시기였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출마 선언과 시점에 대해 “공화당으로선 타이밍이 이보다 나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 투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이른바 ‘트럼프 키즈’들이 줄줄이 낙마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공화당은 하원에서 가까스로 사실상 다수당 지위 확보에 성공하긴 했지만, 상원 탈환에 실패하면서 ‘트럼프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에 트럼프 측근마저도 대선 출마 발표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고 권유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히긴 했으나 공식 출마 선언은 아직 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화당 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키즈’ 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협하는 공화당 내 잠룡으로 급부상했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대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디샌티스는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고브가 중간선거 직후인 9∼11일 야후뉴스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주자로 선호되는 인물로 디샌티스 주지사를 꼽는 응답률이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35%)을 앞질렀다.
그러나 트럼프가 중간선거로 타격을 영향을 입긴 했지만, 여전히 당내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공화당 지지층 내 인기도 높다. CNN은 “트럼프가 여전히 당내에서 지지를 받는 가운데 그의 출마 선언은 새로운 인물을 갈망해온 공화당 지도부의 희망을 산산조각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선언은 그의 기밀문서 취급 문제에 대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대선 후보가 되면 수사당국이 정치에 개입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