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은 사라지는가. 양극화 시대의 오래된 질문을 재차 던지면서 시작하는 ‘특권 중산층’은 비교적 동질성을 띄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중산층은 양적으로 줄어들었을 뿐, 새로운 개념으로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계급 간 뚜렷한 문화적 차이를 유지해온 프랑스와 달리 급격한 산업화를 거쳐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로 진입한 한국에는 계층간 뚜렷한 문화적 차이가 없는 게 특징이라면서 소비 경쟁, 주거지 경쟁, 교육 경쟁 등 세 가지 요인이 ‘계급 구별짓기’의 주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한국 중산층의 “새로운 형태의 계급투쟁”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을 집필한 구해근 미국 하와의대학 사회학과 명예교수의 신간이다.
“한 지아비가 두 아내를 거느리는 것은 윤리에 거스르는 길이오, 덕의를 잃은 행위이다” 1899년 3월, 흰 헝겊에 먹 글씨로 쓴 상소가 장대에 매달려 서울 덕수궁 포덕문 앞에 걸렸다. 북촌에 거주하는 3~40대의 젊은 부인들 50여 명이 축첩 반대 상소를 올리고, 현장에 나타나 시위를 벌인 것이다. 조선 후기 시대에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여성들의 문장을 책에 담아낸 ‘격정의 문장들’에 담긴 일부분이다. 책은 당시 여성들이 임금에게 호소하는 글인 상언, 관청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인 원정, 신문 독자 투고 등을 써냈던 변화상을 구체적으로 짚어낸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주변적 존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일상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을 썼다”면서 여성운동의 한 맥락이라고 짚었다. 김경미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인문과학원 교수가 집필했다.
미국 등 41개국에 번역된 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잘 알려진 신경숙 작가가 15년간 요가를 배우며 느낀 점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요가는 소설 쓰기 외에 가장 오래 해온 일”이라는 신 작가가 자신의 소설 ‘리진’ 출판 등의 이유로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현지 요가원을 방문하며 겪은 소소한 이야기를 글로 담았다. 작가이기 전에 한 개인으로서,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