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철렁했던 순간을 아는 걸까, 손흥민은 연신 “괜찮습니다”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풀타임 출전했다. 그의 부상 투혼에 우리나라는 ‘강호’를 상대로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달 초 소속팀 경기 중 안와 골절상을 당해 수술을 받은 지 겨우 3주 만이었다.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 첫 경기를 누볐다. 얼굴과 눈 쪽이 여전히 부어 보였지만, 코너킥을 도맡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런 손흥민을 향한 우루과이의 견제도 거셌다. 후반 11분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에 오른발 뒤꿈치를 가격당해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카세레스에게 손을 밟히기도 했다.
축구화가 벗겨지고 양말이 찢어질 정도의 큰 충격이었지만, 손흥민은 다행히 일어섰다. 후반 45분 중거리 슛을 쏘면서 상대를 위협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연신 괜찮다고 답했다. ‘마스크를 쓰고 뛰는 게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괜찮다. 저만 마스크를 쓰고 하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것을 봐서, 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서 괜찮다. 불편해도 나라를 위해서,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볼 경합 등에 불편함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맞으면 맞는 거다. 축구를 하다 보면 맞기도 하고 때리기도 한다. 내가 경합을 안 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발뒤꿈치는 괜찮냐는 질문에도 그는 “괜찮습니다”라며 안심시켰다.
경기 결과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고, 공정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보다 분명 강한 팀들을 상대로 기회를 만든 건 긍정적이지만, 기회가 왔을 때 더 냉정하게 마무리하는 게 앞으로 다가올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