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구조물로 화재 진압 늦어진 것 아니냐 문제 제기
베이징ㆍ상하이 등 곳곳서 과격 시위 확산
중국 시민들이 점점 더 강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반발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둘러싼 시민들과 정부의 대치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4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주도인 우루무치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10명이 사망하면서 방역 항의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
우루무치는 3개월 전부터 봉쇄된 도시로, 시민들은 봉쇄에 사용된 구조물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화재 진압과 구조가 난항을 겪으며 피해가 커진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우루무치 당국은 사고 다음날인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와 함께 애도의 뜻을 밝혔지만, 제로 코로나로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사고 발생 당시 한 여성이 불타는 건물에서 비명을 지르는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 전역은 발칵 뒤집혔다. 강철로 된 바리케이드나 문으로 아파트 단지를 봉쇄해버리는 등의 조치에 대한 두려움이 폭발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주로 공장 지역에서 열악한 폐쇄 근무 환경에 반발한 노동자들의 시위와 폭동이 주를 이뤘지만, 우루무치 화재 사건으로 일반 시민들의 반발 시위에도 불씨가 당겨졌다.
베이징과 다른 도시 주민들은 화재 사건 이후 주거지를 봉쇄하려는 공무원들과 대치했고, 해당 영상도 빠르게 퍼졌다.
시위자들은 분노와 좌절감을 표출하며 거리로 나왔고, 심지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 주석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는 10년 전 시 주석이 집권한 이래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전날 상하이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이 우루무치의 이름을 딴 우루무치 미들 로드에 모여 화재 사건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애도했다. 이들은 촛불을 켜고, 봉쇄 완화를 요구했다.
페리 링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톈안먼 사태 이후 가장 과격한 시위”라며 “시위 참여자는 내가 본 영상만 고려하더라도 수십, 수백 명”이라고 평가했다. 링크 교수는 “시위가 일어난 도시 간 연계성이 분명하고, 이는 국가적 사태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자 수나 사망자 수가 적은 편이지만 이는 오로지 고강도 봉쇄로만 이뤄낸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나 집단면역 등에서 중국은 취약하다.
이를 최대 성과로 광고해온 시 주석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