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과 재계약하지 않고 고향으로 떠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 축구 환경에 ‘작심 비판’을 쏟아낸 그의 과거 인터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10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아이슬란드의 평가전을 앞두고 진행된 공식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선수들 휴식보다 돈이나 스폰서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하며 한국의 선수 관리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부상했던 김진수를 비롯한 선수단의 몸 상태를 묻자 그는 “김진수는 좋지 않은 상태다. FA컵 2차전 30분경 부상을 당하고 끝까지 경기를 했다”며 “하지만 김진수와 김문화 모두 부상이 놀랍진 않다”고 비꼬았다.
그는 “(선수들이) 시즌 막판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며 “선수들 휴식보다 돈이나 스폰서가 중요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 생각에 한국에서 대표팀은 중요하게 보지 않는 것 같다”며 “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길 원하는 것 같지만 팀과 선수 모두 올바른 방식으로 돕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가 ‘작심 비판’을 쏟아냈던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조차 부족한 일정 때문이다. 당시 K리그 마지막 경기와 FA컵 결승은 모두 2차전으로 진행되며 3~4일 간격으로 이어졌다. 경기 간격은 72시간 이하로 짧아 선수들이 쉴 시간이 부족했다.
월드컵 출전이 기정사실이었던 선수들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김진수는 부상 여파로 대표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경기 이후 기자 회견에서 “이제는 미래를 생각할 때다”라며 “한국 감독직 재계약을 안 하기로 했다. 앞으로 쉬면서 재충전하고 그 뒤에 향후 거취에 대해 선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재계약을 고사한 이유는 계약 기간을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을 원했지만, 벤투 감독은 4년 뒤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 기간 연장을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