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똑똑한 젊은 인력, 월급은 60만원”…베트남으로 몰리는 완성차 기업들

입력 2022-12-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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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백두포럼] 베트남 재계 4위 타코그룹 산업시찰
20년 전 기아 경트럭 생산 위해 합작…현재는 글로벌 OEM업체
저렴한 인건비ㆍ2030세대ㆍ초과근로 자유…“한국과 정반대 상황”

▲베트남 꽝남성 출라이 복합 산업단지에 있는 타코그룹 공장에선 젊은 여성 직원들이 복합소재 부품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제공=타코그룹)

“여기서 일하는 사람 대다수가 2030대입니다.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두가 똑같이 일하고 한 달에 60만 원의 월급을 타갑니다. 기아, 마쯔다, 푸조 등 완성차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이죠.”

베트남 북부지역 수도 하노이와 남부 호찌민의 중앙엔 최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 공장이 있다. 한국으로 따지면 충청도의 위치로, 베트남 중부 도시 꽝남성에 약 252만9800평의 산업단지 지대를 가진 Thaco(타코)다.

타코는 1997년 설립돼 2003년 기아자동차의 경트럭 제작을 위해 기아와 합작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글로벌 자동차 OEM 업체로 유명하다. 그룹으로 커진 타코는 자동차와 부동산, 농축업, 물류 등 6개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는 베트남 재계 4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현지시각 9일 베트남 꽝남성 출라이 복합 산업단지에 있는 타코 공장에선 수천 명의 젊은 인력들이 복합소재 부품과 자동차 생산에 한창이었다. 이 산업단지에는 해외 기업들의 제품과 부품을 제조하는 ‘타코산업’과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를 생산 조립하는 ‘타코자동차’가 큰 규모로 들어서 있다. 타코산업과 타코자동차에 근무하는 베트남 청년들은 1만2000여 명이다. 17개 공장과 1곳의 항구에는 적게는 40명부터 많게는 1490명까지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타코그룹 공장 전경. (사진제공=타코그룹)

타코산업 부품공장에선 베트남 청년들은 전 과정에 투입됐다. 수작업으로 차량용 에어컨과 스프링부터 버스 전용 유리까지 생산하고 있었다. 타코자동차 조립공정에선 각 완성차 업체들의 로봇이 무인으로 차체를 조립했고, 인력들은 잔업에 투입됐다.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점과 깨끗한 근무환경이다.

특히 조립공장보다 비교적 먼지와 연기가 많이 나오는 금형 제작 공장은 공장이란 이미지와는 다르게 깔끔했다. 공장 곳곳엔 화분들이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 일부 직원들은 점심을 배급받고 식사 중이었다.

대기업에 속하는 타코 근로자들은 베트남 근로자의 평균임금 318달러보다 많은 수준이지만 수 한국의 해외진출 거점국의 인건비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이날 전기버스를 타고 산업시찰을 동행한 허석진 타코 고문은 “베트남은 한국과 일본과 다르게 인력들의 인건비가 1/4수준이고 다른 동남아보다 40% 정도 저렴한 편이다”며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지만, 초과근로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9일 베트남 꽝남성 출라이 복합 산업단지에 있는 타코그룹의 회의장에서 도안 닷 닝 타코자동차추라이 부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타코 자동차는 베트남에서 4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2015년 8만 대였던 차량 생산은 지난해 10만4000대까지 커졌으며 올해는 13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바라봤다. 도안 닷 닝 타코자동차추라이 부회장은 “BMW, 기아, 마쯔다, 푸조 등이 전략적 파트너사이고 이들의 차량은 아세안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으로 통해 한국 중소기업들과 협력 기회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코 공장의 산업 시찰은 중소기업중앙회 글로벌 포럼인 ‘백두포럼’ 사흘 차에 진행됐다. 중소기업 대표와 중기중앙회 관계자, 기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공장 탐방을 마친 중소기업 대표들은 베트남의 젊은 인력과 저렴한 인건비에 관심을 가졌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한국 공장에선 청년 인력은 언감생심이고 주 52시간제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로 난리인데 여긴 한국과 정반대의 상황”이라며 “한국을 떠나 베트남에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몸소 느꼈다”고 강조했다.

▲타코자동차 본사 입구. (심민규 기자 wildbo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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