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분석 결과
재수생 비율이 2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실제로 재수생이 고3 재학생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능 실채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득점을 받은 고3 학생 비율이 지난해 보다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전국 87개교 고3 수험생 2만6545명의 2023학년도 수능 실채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합이 400점 이상인 학생은 자연계열(수학 미적분·기하+과학탐구 응시) 2.02%, 인문계열(수학 확률과 통계 응시) 0.13%로 나타났다.
2022학년도 수능 당시 이 비율은 자연계열 3.20%, 인문계열 0.36%였다. 지난해 보다 자연계열은 1.18%p, 인문계열은 0.23%p 빠진 셈이다.
표준점수 400점대 초반은 상위권 선호 학과인 의예과의 마지노선이자 서울 지역 대학 약학과에 들어갈 수 있는 점수다.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자유전공, 경영학과, 경제학부 등 최상위학과가 400점대 초반에 커트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표준점수 390점 이상을 받은 고3 수험생 비중 역시 자연계열은 6.62%에서 5.30%로, 인문계열은 1.03%에서 0.69%로, 각각 1.32%p, 0.34%p 하락했다.
표준점수 380점 이상 고3 수험생 비중은 자연계열은 11.32%에서 10.59%, 인문계열은 2.40%에서 2.17%로 줄었다.
올해 수능에서는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한 비율이 31.1%로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수생·N수생이 수능에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위권에서 고3이 재수생에 밀리는 결과가 대거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능에서 고3 수험생의 상위권 비중이 감소한데 대해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의예, 약학 등 선호 모집단위와 상위권 대학에서 재수생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고3 학생은 이런 점을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고3과 재수생 간 격차가 예년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올해 수능에서 고3과 재수생의 성적 차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상세 분석은 내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