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사건’ 박지원 검찰 출석…“어떠한 삭제 지시도 받지 않았다”

입력 2022-12-14 10:17수정 2022-12-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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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됐을 때 당시 상황에 대한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로 올해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검찰 조사 출석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어떠한 삭제 지시를 받지 않았고 제가 원장으로서 국정원 직원들에게 무엇도 삭제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14일 오전 10시부터 박 전 원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 전 원장은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공개 소환’을 자처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장은 우리 국정원 직원들의 본연 임무인 첩보, 정보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대통령께 보고하고 정책 부서인 안보실이나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에 지원하는 업무이지 정책 결정 부서가 아니다”라며 “오늘 저를 조사함으로써 개혁된 국정원을 그 이상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정보 분석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월북이라는 판단이 이뤄진 것’을 묻는 질문에 박 전 원장은 “저는 분석관의 분석을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우리 국정원의 직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박 전 원장 조사에 앞서 검찰은 9일 서 전 실장을 구속기소했다. 박 전 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와 처분이 마무리되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막바지에 접어들게 된다. 다만 검찰이 이것으로 조사를 마무리할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더 이어갈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됐을 때 당시 상황에 대한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로 고발됐다. (연합뉴스)

검찰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했을 당시 국방부와 해경, 군이 '자진 월북'으로 결론을 내린 경위를 수사 중이다.

기소된 서훈 전 실장은 이 씨가 피격된 다음 날인 9월 23일 새벽 주재한 관계장관회의에서 자진 월북 결론과 배치되는 첩보를 삭제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회의에는 박 전 원장을 비롯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회의 후 첩보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7월 박 전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고발했다. 박 전 원장은 서훈 전 실장에게서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고, 국정원 직원들에게도 정보 삭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8월 박 전 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나 이후 서 전 실장이 구속기소될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을 상대로 당시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국정원 직원들에게 어떻게 지시했는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장은 검찰의 소환 조사에 공개 출석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12일 SNS에 글을 올리고 “14일 오전 10시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 소환 공개 여부는 검찰과 변호인 간 조율하겠지만 현재 저의 견해로는 공개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13일에는 “어떤 경우에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답게 행동한다. 검찰 조사에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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